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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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 생각 젊은이 생각
지난 금요일 얼마 전 시집간 딸아이가 먼저 내려오고... (일 때문에..사윈 뒷날) 그리곤 그 담날 토요일 저녁 6시에 출발해서 온다는 백년손님인 사위. 잠 많은 장모가 자불며, 자불며...감겨오는 눈을 감지 못하고.. 기다리기에 고통이었다. "그만 자....아직 두 오려면 멀었어.." "괜찮아요." "한숨 자고 나서 기다려도 돼..." 자꾸만 끄덕대는 날 보고 짝꿍은 자라고 한다. 에고 그러나 졸리긴 해도 막상 누으면 잠은 오지 않는다. 딸아이도 엄마 닮아 초저녁잠이 많아...둘이서 들락날락 잠과의 전쟁이다. 12시 넘어서야 도착한 사윈 아파트 밑에서 전화를 했다. 차를 주차할 공간이 없다고.... 열쇠를 들고 내려갔다. 주차할 공간이 없으면 내 차를 빼고서 그곳에 대라고 하고... 난 1동 관리소 옆..
2015.09.03 -
할머니
스스로 할 때까지 그냥 두라고 해도... 며늘아긴 시간만 나면 손자를 잡고 가르친다. 할머니 할머니하고 부를 수 있게 난 할머니 소리가 그리 듣고 싶지가 않은데 할머니 소리가 이르다고 생각하는데...., 내 속마음도 모르고 자꾸만 가르친다. 아마 할머니하고 손자가 부르면 내가 기뻐할 거란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서로 입장이 다른 탓인 것 같다. 그냥 둬도 언젠가는 할머니하고 부를 탠데...., 자꾸만 날 할머니로 자리 매김을 시키려고 한다. 열심히 가르친 탓일까? 제법 할모니 하고 부른다. 아직은 할아버지는 혀가 돌아가지 않나 보다. 후후!~~이젠 할아버지에 도전할 차롄가 할아버지 할아버지하고 가르치지만, 늘 하버지 하버지 라고 하는 손자 할머니 소리가 듣기 끔찍하다고 하는 친구도 있지만, 난 그냥 무덤..
2015.09.02 -
건망증
"당신 도대체 왜 그래" ".........." 아직도 잠에 취한 나는 무슨 소린가? 하고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오늘은 물 끓인다는 소리도 안 하고 왜 그래!" 아차! 순간 머리끝이 쭈뼛했다. 보리차를 끓이려고 가스불을 켜놓은 게 이제야 생각이 났다. 맥이 탁 풀린다.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평소처럼 초저녁잠이 많은 내가 잠든 뒤 혼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디선가 자꾸만 단내가 나서 무심코 열어본 부엌 빨갛게 단 주전자를 보고 얼마나 놀랐을까. 우선 가스불부터 끄고, 잠든 나를 깨운 거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머릿속이 텅 빈 것 같다. "당신 암만해도 뭔 일을 낼 거야" "이젠 내가 없으면 밥도 하지 마!!! 내가 다 할 게" 다른 때보다 눅어진 목소리지만, 내겐 천둥소리보다 더 ..
2015.09.02 -
손자에게 배운 눈물나는 찐한 사랑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하면서.. 할머니랑도 헤어지기 싫어한다. "할머니가 좋아요." "그래 그럼 할머니랑 살자" "아니요. 엄마랑 살래요!" "할머니 싫어?" "아니요. 좋아요." "엄마랑 할머니랑 누가 더 좋아?" "............." "누가 좋아?" ".........." "엄마가 더 좋지?" "예" 할미가 엄마가 더 좋지 하였더니, 작은 소리로 예 하고 대답한다. 히히 그래도 눈치는 빤해서 누가 더 좋다 하지 않고 속에만 넣어두었나봐요. "왜 엄마가 더 좋아?" "그냥요." "할머니도 좋아요." "어떻게?" "그냥요." "어떻게 다른데..할머니랑 엄마랑" "할머니는 아무리 보고 싶어도 눈물은 안 나는데 엄마는 보고 싶으면 눈물이 나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맞네요. 할머니야 아무리 보고 싶어..
2015.09.01 -
시- 어!!
사돈총각 결혼식에 가서 며느리랑 함께 온 손주를 만났다. 반가움에 성큼 달려가지만, 2주일 가까이 떨어져 있던 손자는 벌써 할머닐 잊었는지, 반가워하는 표정이 없다. 두 팔 벌려 오라고 하였더니 그제야 마지못해 와서 안기고 안긴 손자몸에서 미열이 느껴진다. "얘야 애기 어디 아프니??" "네 어머님 편도가 부었다고 해요. 열도 많이 나구요. 해열제 먹였어요." 그래서 그렇게 힘이 없어 보였나? 평소보다 쳐져 보인다. 결혼식이 끝나고, 이곳저곳 떨어져 살던 자매들이 큰 언니 집에 모인다고 하기에, 새아기 좀 편하게 놀다 가라고 손자는 내가 대리고 집으로 왔다. 몹씨 무더운 날씨 땀 흘리는 래규가 안쓰러워 에어컨을 켜고, 집으로 출발. 짝꿍 품에 안긴 래규는 스르르 잠이 들고..... 아파트에 도착해서 내릴..
2015.09.01 -
난 행복한 시어머니인가?
무슨 일을 하던지 잠시도 손자에게 눈을 땔 수가 없다. 심지어 잠을 잘 때에도 선잠을 잔다. 아래로 위로 옆으로 온 방을 휘젓고 다니며 자는 손자 이불과 요는 간 곳이 없고 맨몸으로 자는 아기 혹 감기 들까 걱정이된다. 이렇게 몸부림이 심한 건 건강하기 때문이라지만, 함께 자는 할머니를 걷어차는 건 괜찮지만, 장롱과 벽에도 쿵하고 부딪친다. 아야!~~한마디 하곤 금방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또 잠들어버리지만, 한번 깬 할머니의 잠은 청하기 어렵다. 어찌 어찌해서 겨우 들은 잠 또다시 손자 녀석의 잠버릇 때문에 깨고 이렇게 보내버린 한밤은 낮에도 늘 졸립다. 잠깐 한눈만 팔았다 하면, 금방 일을 저지른다. 따르릉 울리는 전화 돌아서 받는 사이...쨍그랑 깜짝 놀라 돌아서면, 어느새 유리컵을 들고 있다 놓쳤는..
201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