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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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지난 주 전 짝꿍이 지나가는 말투로... "산소에 벌초하려 안 갈래?" 하고 묻기에, 아주 잠깐 헷갈렸다. 어디로? 시댁? 그 먼 강원도까지.... "안가고 싶어 장모님 산소에...?" 오잉~~이기 몬 소리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그렇게 가고 싶어도 마음만 가득했지......... 다른 곳에 놀려는 잘 가도 산소에 가자는 소리를 못해봤다. 친정과 시댁은 이렇게 틀릴까? 그리 오래 살아도 내내 친정 틀리구 시댁 틀린다. 우리 세댄 거의가 이렇게 살아왔다. 요즘 세댄 많이 좋아졌다지만, 그래도 난 결혼할 딸아이 한태... 늘 시댁이 먼저라고 가르키고 있다. 난 역쉬 구세대라서 일까? 그러나 난 지금도 딸아이가 그렇게 살아 가주길 기대한다. "네 가고 싶어요. 언제 갈려구요?" "다음 주쯤 갔으면 싶은데....
2015.08.08 -
이쿵 클났다...또 꼬삐 끼였땅!! ㅎㅎㅎ
오랜만에 경산너머 부적동 며느리 집에 갔다. 딸아이와 함께.. 짝꿍은 지프퉁한 날씨에 몸이 불편해 그냥 집에 계시고. 따르릉 전화 해놓고...언제나 미리 전화하고 간다(히, 허락 받고...) 며느리 집이니까, 집주인에게 허락 받고... 며늘아긴 또 우리 집 올 땐 시댁이라도 우리 집이니까... 나 한태 사전에 허락 받고 온다. ㅎㅎㅎ 우린 그렇게 산다. 그러나 이젠 며느리나 나나 처음처럼 그러지는 않는다. 암행어사 뜨는 것처럼 구석구석 대청소하고 때 빼고 광내지는 않는다. 며느리랑 나 사이 어느새 때도 묻고 익숙해 졌나보다. 이런 친숙함이 나는 좋다 이런 친숙함은 세월이 흐르면 더욱 더 익숙해 질 꺼야... 그 동안 우린 또 서로에게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가야겠지... 아파트 도착해서 벨을 눌렸다. "누구..
2015.08.07 -
삶과 죽음에 대하여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이 짧아진 황혼의 언덕에 서서 어찌 서러웁지 아니하리요 마는... 뒤돌아보면 구비구비 쌓인 삶의 파편들이 그립지 않으리요마는... 그리움과 추억이 쌓여갈수록 우리내 인생길은 짧아지기만 한다. 저만치 인생의 종착점이 보이는 지점 저마다 삶의 길이 다르듯이 생각과 행동도 다 다르다. 어느 날 문득 친한 벗의 죽음을 보곤, 내일 당장 죽을 것처럼, 알뜰히 살았던 사람이 인생관을 바꾸어버리고, 놀자! 먹자! 쓰자! 판이 되어가는 게. 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내가 벌어놓은 내 재산 내가 다 쓰고 가야지 자식이 무슨 소용 있으며, 아껴서 남겨줄 게 뭐냐는 거다. 자식도 싫다, 남편도 필요 없다, 오직 나 하나 나 하나 죽고 나면 그만인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
2015.08.06 -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의 차이점
아무래도 마음에서부터 시작부터가 다른가 보다. 아무리 잘해줘도 시어머닌 역시 시어머니. 오만소리 다하고 막 대해도 친정어머닌 역시 친정어머니. 수십 년 함께 한 세월이 어딘데,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 몸이 약한 며느리가 안 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우선은 어린 손자 걱정이 먼저 앞장을 선다. 사돈총각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만난 손자랑 며느리 손자가 밤새 열나고 아팠다는 며느리 말에 난 어린 손자가 안쓰러워 야윈 손자를 맘 아프게 쳐다보고 안타까워했지만, 아픈 아이 간호하느랴 밤새 고생했을 며느리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였다. 마침 만난 안사돈 하시는 말씀. "얘가 안 그래도 몸도 약한 애가 쟈 까지 애를 먹여 우쨋는가 몰러요...." 외 손주 걱정보다는 딸아이 걱정이 먼저 앞서든 안사돈 주름진 얼굴 위..
2015.08.06 -
내 생일
음력1월1일이 내 생일 시집간 딸아이가 음력설날은 시댁에 가야한다며... 같은 1월1일인 양력으로 내 생일을 하면 내려올수 있다기에... 그렇게 하기로 시집간 그해부터 정했다. 그리고 올해로 두번째로 맞는 내생일 일요일은 아니지만, 신정이기에 쉬는 날 양력1월3일이 민지(손녀) 첫돐이니까....어차피 장만하는 음식 좀 더 넉넉하게 준비해서 아침엔 시어머니 생일상 채려드리고 그리고 오후엔 친정식구들불러 딸아이 첫돐을 치루었으면...하고 물어온다. 생각을 굴렸다. 어떻게할까하고? 하긴 작년처럼 혼자서 한다고해놓고(거들어 준다고 했지만 손주들 등살에 더 힘들것 같아서..) 혼자서 다해놓고는 괜히 속을 끓였다. 피곤하고 힘들어서... 올해도 또 내가 한다고 할까?? 그러나 올핸 손녀 첫돐도 함께 한다고 하니 우..
2015.08.05 -
나의 살던 고향은
마음속의 내 고향은 언제나 물 맑고 산천경개 뛰어난 무태입니다. 지금은 옛날 모습 하나도 없지만, 내 기억 속엔 옛 그대로입니다. 국민학교 다닐 땐 "하나 둘," "셋" "넷" 줄 서서 소풍을 가곤 했습니다. 칠성시장 한쪽 후미진 곳 굴다리 지나서 그 옆 동래가 울 동래였답니다. 지금은 교동 네거리, 칠성지하도가 되어 길도 그때보다 3배나 넓어졌습니다. 단발머리 동무랑 어울려 우리끼리 가끔 가기도 한 탱자나무 울타리가 줄지어 선 좁은 과수원 길 따라, 보리싹 파랗게 피어있는 논둑길도 가고, 외따로 떨어진 오두막도 지나서 봄, 여름, 가을 가리지 않고 곧잘 다니곤 하였습니다.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면 논에 언 얼음을 타려 우르르 몰려가서 엎어지고 자빠지고 해지는 줄 몰랐지요. 태어난 안태 고향 먼먼 북..
201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