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

2015. 8. 5. 05:59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음력1월1일이 내 생일
시집간 딸아이가 음력설날은 시댁에 가야한다며...
같은 1월1일인 양력으로 내 생일을 하면 내려올수 있다기에...
그렇게 하기로 시집간 그해부터 정했다.

 

그리고 올해로 두번째로 맞는 내생일
일요일은 아니지만, 신정이기에 쉬는 날
양력1월3일이 민지(손녀) 첫돐이니까....어차피 장만하는 음식
좀 더 넉넉하게 준비해서 아침엔 시어머니 생일상 채려드리고
그리고 오후엔 친정식구들불러 딸아이 첫돐을 치루었으면...하고 물어온다.

 

생각을 굴렸다. 어떻게할까하고?
하긴 작년처럼 혼자서 한다고해놓고(거들어 준다고 했지만 손주들 등살에
더 힘들것 같아서..)
혼자서 다해놓고는 괜히 속을 끓였다. 피곤하고 힘들어서...
올해도 또 내가 한다고 할까??
 
그러나 올핸 손녀 첫돐도 함께 한다고 하니
우리집에서 한다고 할수도 없다.
사돈집식구를 초대 하려면 우리집보다야 며느리집이 더 편할태니까...

어떻게할까??
31일날 장보려도 함께 가자고 한다.
손주도 봐줘야겠지 둘다 대리고 장만할려면 힘이 들태니까...
 
난 얼른 말했다.

"둘은 다 못 봐준다. 래규든 민지든 둘중 하나만 맡을껴....."
"어머님 그럼 래규봐주세요. 아니 민지 봐주세요...."

히히 며느리도 머리속으로 궁리하나보다 누굴 맡기는게 더 편할까하고..
암튼 우린 어떤 게 서로에게 유리한지 생각을 하는것 같다.
좀더 편해지고 싶어서.....ㅋㅋㅋ

 

사실은 어깨도 절리고 허리도 아프고...
그냥 있어도 자꾸만 아픈 나이잖아요.
묵혀온 세월 생각만해도 서러운 나이
이그 생일이고 뭐고 하지 않고 그냥 지냈음 좋겠다.

 

딸아이한태서는 벌써 생일선물도 미리 받았고....
막내아들은 바빠서 내려올수가 없다고 하고...
큰아들도 얼마전 다녀가서 또 오긴 힘들것 같다.

하긴 또 모르지 내 생일뿐 아니고 딸아이 첫돐도 있으니까..
내려올수도 있겠지만, 기대는 안 할래...서운할까봐서...
 
짝꿍이랑 단둘이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지만..
그래도 그렇게 할수는 없다. 며느리가 불편해 할 것 같아서...
올핸 꼭 손수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어한다.

그마음을 이쁘게 받아들여야지....수발을 들어주는 한이 있어도..
음식장만하려 시장다닐때 따라다니고 손주들을 봐주더라도 그러기로 했다.

 

31일날 저녁에 내려온다는 딸과 사위 저녁해먹이고 그담날 아침
1월1일날은 며느리집으로 아침을 먹으려 가기로 약속을 하곤 전화를 끊었다.

며느리가 챙겨주는 생일상을 받으려면....
지금부터 손주도 잘 봐주고 며눌님 맘에 들어야겠지요. ㅎㅎㅎ 

그래도 싫다 귀찮다 하지 않고 차려주려는 그 맘이 넘 이뽀요.
님들 그렇죠~~~~^_~
 
 

 

2002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