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쿵 클났다...또 꼬삐 끼였땅!! ㅎㅎㅎ

2015. 8. 7. 05:39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오랜만에 경산너머 부적동 며느리 집에 갔다. 딸아이와 함께..
짝꿍은 지프퉁한 날씨에 몸이 불편해 그냥 집에 계시고.
따르릉 전화 해놓고...언제나 미리 전화하고 간다(히, 허락 받고...)
며느리 집이니까, 집주인에게 허락 받고...

 

며늘아긴 또 우리 집 올 땐 시댁이라도 우리 집이니까...
나 한태 사전에 허락 받고 온다. ㅎㅎㅎ
우린 그렇게 산다.
그러나 이젠 며느리나 나나 처음처럼 그러지는 않는다.

 

암행어사 뜨는 것처럼 구석구석 대청소하고 때 빼고 광내지는 않는다.
며느리랑 나 사이 어느새 때도 묻고 익숙해 졌나보다.
이런 친숙함이 나는 좋다
이런 친숙함은 세월이 흐르면 더욱 더 익숙해 질 꺼야...
그 동안 우린 또 서로에게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가야겠지...

 

아파트 도착해서 벨을 눌렸다.
"누구세요??"
하면서 문을 여는 새아기 머리가 이상하네..

 

"얘야 머리 깎았니? 꼭 선머슴아 같다..ㅎㅎㅎ ..."
"어머님 보기 싫으세요? 다들 세련 돼 보인다고 하던데요.."
"흐흐 아니 괜찮네 그래 세련 돼 보이네..."
했지만, 히히 꼭 선머슴아 같다. 크크크

"애비가 아무소리 안 하드나??"
"힛~~안 그래도 모라고 했어요. 머리 너무 짧게 깎았다고...."
"시언하고 좋겠네 모..여름이잖아..."
"네 머리 한 개도 없는 것 같아요. 어머님도 저처럼 짧게 깎으세요."


오잉 이기 몬 소리....나 보고도 짧게 깎으라고 하넹...
하기야 시원해 보이는 것이 구미가 조금은 당긴다.
히~ 난 깎으면 며느리 같이는 보이지 안을꺼야 며느린 싱싱한 젊음이 있응께...
좋게 보이지만, 난 어떨까?? 생각 좀 해 보고 시언하게 깎을까??


한참을 래규랑 며느리랑 딸아이랑 넷이서 놀았다.
그리고 해지기전 집에 있는 짝꿍 저녁걱정이 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한 주에 한 두 번, 못 가도 한번정도는 들린다.
며느리 집에....가지 않으면...
전화통이 울린다. 따르릉 따르릉...


"어머님 전대요. 안 오세요. 언제 오실래요." 
혹 안간다고 하면

"래규보고 싶지 않으세요." 하고 되묻기도 하며, 은근히 압력을 넣기도 한다.
히히 나 꼬삐 낀 소 같아요.

 

보고싶기도 하지만, 이렇게 며느리 성화에 가는 날도 있거든요.
요 며칠은 참 편안하게 보냈답니다.
울 며느리가 친정에 가서 일주일 넘게 있다 온다고 전화 왔거든요.


근데....사람의 마음이랑 참으로 요상하대요.
오라고 보채지 않으니까 괜히 며칠 지나고 나니 보고 싶은 거 있지요.
빈집인줄 뻔히 알면서도 자꾸 가고 싶잖아요.
요렇게 내 마음이 변덕스러운지 몰랐지요.

 

흐흐 사는 게 뭔지...
참으로 얄궂다 옛말에도 있잖아요.
하라고 멍석 깔아놓으면 하던 xx도 안 한다고...히히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오라고 할 땐 은근히 불편하드만,
막상 조르는 사람이 없으니까....또 가고 싶은 것은 몬 맘일까??
어제는 반가운 전화가 왔답니다.
며느리의 전화....따르릉 따르릉...

 

"어머님 접니다 이제 막 도착했습니다."
"그래 잘 있다 왔니??"
"네 어머님 근데요. 래규가요...."


아고고 연세가 많으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주름살 투성이인 얼굴을 보고 래규가 놀랐나 봐요.
곁으로 가지 않으려하고 투정을 부리면서 제 엄마를 잠시도 떨어지지
안으려하며, 하지 않던 낮가림을 심하게 해서 화장실도 잘 못 갔다고 하네요.


이렇게 갔다온 보고를 죽 하드니,

"어머님 집에 도착했으니까, 이번 주 안에 아무 때라도 오시면 됩니다."
"언제쯤 오실래요??...."

 

흐흐흐 에고고고 또 부담이 될려고 하넹...히히

"그래 갈게 이번 주 안으로 갈게...."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였습니다.
이쿵 클났다...또 꼬삐 끼였땅!! ㅎㅎㅎ

 

 

 

2001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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