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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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꿩
산 꿩 / 초아 박태선 한 번 쯤 뒤돌아보는 산모롱이를 산 꿩이 푸드덕 날아오른다. 긴 긴 세월 흘러도 산모롱이 어디쯤서 또다시 푸드덕 날아오를 산꿩 그리움인지도 모르면서.... 상황문학동인지 제5집(2007년) 발표
2015.10.09 -
누군가 말했지요.
누군가 말했지요. / 초아 박태선 누군가 말했지요.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마음 편하게 모시는 게 그게 효도라고 누군가 말했지요. 살아생전 효자 찾아보기 어려워도 돌아가신 후면, 지천으로 늘린 게 효자 효녀라. 누군가 말했지요. 부모는 제때 챙겨주시지만 어렵게 내민 부모 손 자식은 거북해 한다고 누군가 말했지요. 행한 대로 받는다고 지나간 후에야 뉘우치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버린 세월 누군가 말했지요. 돌고 도는 게 인생이라 쏘아놓은 화살 같은 거라 알면서도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상황문학동인지 제5집(2007년) 발표.
2015.10.08 -
타협
탸협 / 초아 박태선 아직도 때 묻지 않은 마음은 타협을 거부하지만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적당한 타협과 손을 잡는다. 세상이 그런 거라 세월 탓이라 시대가 그런 거라 너만 그런 게 아니라 온통 세상이 다 그런 거라 한다. 우울해 하지 말라 슬퍼하지도 말라 속삭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억지춘향으로 끼워 맞춰 보아도 마음이 용납하지 않는다. 타협과 손잡은 난 마냥 슬프다. 속절없이 저무는 하루. 상황문학동인지 제5집(2007년) 발표.
2015.10.07 -
봄 밤
봄밤 / 초아 박태선 차마 외면하지 못한 삶 속으로 품고 밤마다 저 홀로 천 길 낭떠러지 하룻밤에도 수없이 쌓았다가 허물어버리는 절망의 수렁에서 길고도 긴 봄밤 끝내 보듬은 삶 엉켜진 실타래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
2015.10.06 -
수술실 풍경
수술실 풍경 / 초아 박태선 사랑도 미움도 하나로 승화되는 날 살아온 삶은 달라도 애타는 마음은 서로 같다. 수술실 안과 수술실 밖 잿더미 속에서 불씨를 찾듯 간절한 소망은 하나가 되고 가장 순수해진 마음으로 가장 약해진 마음으로 숨죽여 가만가만 기도하는 날 상황문학동인지 제5집(2007년) 발표
2015.10.05 -
인생을 살아오며
인생을 살아오며 / 초아 박태선 인생을 살아오며 얼마나 늘어놓을 변명과 이야깃거리가 많은지 너무 벅차서 비틀거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살아온 일들이 많은지 혼자서 상처입고 혼자서 끙끙 속앓이 한 적도 많았습니다. 타인의 눈으로 볼 땐 무심코 지나칠 일도 때론 감당하기 힘든 짐이었습니다. 지나가버린 세월 돌이킬 수 없기에 돌아보는 가슴엔 그리움이 고입니다. [현대 시문학 2004년 겨울호 발표]
201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