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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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 / 초아 박태선 당신의 한숨 속에 흘러버린 팔순 세월 잔주름 겹친 후에야 굽이굽이 그 슬픔 아려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는 손가락 있다더냐 그 말 뜻 겨우 알 듯한데 쉰도 너머 육십을 바라봅니다. 아리랑 가락처럼 아린 부정 백발 돋아나는 이제야 겨우 철이 드나 봅니다. 속속이 아린 사연 품어내지 못하는 당신을,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편한 세월 맘 편히 보내는 줄만 알았습니다. 古木처럼 그 자리에 계셔주시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그늘이 되시는 줄 몰랐습니다.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21 -
어머니 4
어머니 4 / 초아 박태선 스물일곱 여린 나이 술렁술렁 보내고서 총총히 가신 임 잊을 때도 되었건만 어쩌자고 해마다 철마다 피어나고 지면서 눈물바람인가 눈물이어도 좋습니다 철 따라 피고 지소서.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19 -
運命(운명)
運命(운명) / 초아 박태선 저만치 밀쳐내면 어느새 자리한 사람 잊었나? 생각하면 또다시 생각나는 사람 생각을 말자 잊어버리자 세월만 흘러보내자 이 궁리 저 궁리 씨름한 날들이 몇 날이든가? 밉다 생각하면 더 애틋한 사람 먼 신기루 참여문학 글맛 제18호(2004년 여름호)
2015.09.18 -
홀씨
홀씨 / 초아 박태선 솜털처럼 가볍고 작아 무엇하나 품지 못할것 같지만.... 작은 인기척에도 묵은 기쁨과 슬픔까지 매달고 날아오른다. 세상일 나 몰라라 벗어던지고 저혼자 동동 아무것도 모른다고 시침때는 홀씨 바람탓만 한다. 참여문학 글맛 제18호(2004년 여름호)
2015.09.17 -
산다는 게
산다는게 / 초아 박태선 짧은 기쁨 긴 괴로움 잠시 머문 행복 오랜 슬픔 산과 들 강과 바다 그 속에서 자꾸 목이 멥니다. 참여문학 글맛 제18호(2004년 여름호)
2015.09.16 -
오월의 숲
오월의 숲 / 초아 박태선 짙어가는 푸른 오월 영산홍 더욱 붉고 산굽이 돌고 돌아 나폴 나폴 노랑나비 후미진 언덕배기 들꽃 위에 노닌다. 햇볕도 바람도 숨죽이며 스쳐가는 한낮의 숲 속 참여문학 글맛 제18호(2004년 여름호)
201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