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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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릅니다.
그는 모릅니다. / 초아 박태선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늘 함께 있잡니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어디든 함께 하잡니다. 죽도록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성냄도 화냄도 다 사랑 탓이랍니다. 지독한 그 사랑이 구속이며 욕심인 것을 그는 모릅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란다는 그 사랑 앞에 숨 막혀 하는지를 그는 모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랍니다. [계간 참여문학(글맛 제17호 2004년 봄호) 그는 모릅니다. 외4편]
2015.09.05 -
이슬
이슬 / 초아 박태선 밤새 누가 놓고 갔을까? 풀잎에 맺힌 동그란 우주 한 올 햇살 산새의 날갯짓 작은 인기척 하르르 흔들리며 생을 마친다. [계간 참여문학(글맛 제17호 2004년 봄호) 발표작 이슬 외4편]
2015.09.03 -
우리 이렇게
우리 이렇게 / 초아 박태선 삶에 지치고 힘들어 무너지고 싶을 때 누군가 곁에 있다는 건 아주 큰 위안이 된다. 인생의 무게로 주저앉고 싶을 때 속 마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아직도 내겐 희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사랑에도 조건이 따른다지만, 누가 더 많이 주고 작게 줬다며 서운해 하지도 따지지도 말자 지극히 작은 소망이라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라도 네게 주어진 행복으로 여기자 혼자 견디기엔 아픔이 너무 클 때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그 거리만큼만 우리 떨어져 있자 너무 가까이도 멀리도 아닌 알맞은 자리에 우리 서로 기댈 수 있는 언덕으로 남아있자 [계간 참여문학(글맛 제17호 2004년 봄호) 외4편]
2015.09.02 -
동행
그대는 / 초아 박태선 지는 저녁 달 새벽 별 사이로 스쳐가는 바람 헛헛함으로 피는 꽃잎 떨어지는 낙엽으로 밀려오는 파도 물거품으로 언제나 늘 내 곁에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월간 모덤포엠 2004년 3월호 발표작 그대는]
2015.09.01 -
봄이 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 / 초아 박태선 차가운 겨울바람 묻어오는 훈풍 졸졸 실개천 흐르는 물소리 꽁꽁 언 땅속 움트는 새싹 목련꽃 속살처럼 아롱아롱 아지랑이처럼 안개처럼 오는 봄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 펴고 산천이 기지개를 킨다. [월간 모덤포엠 2004년 3월호 발표작 봄이 오는 소리 외2편]
2015.08.31 -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 / 초아 박태선 사랑해서 너무나 사랑해서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그립고 너무나 그리워서 그리움인 줄 몰랐습니다. 편안해서 너무나 편안해서 행복인 줄 몰랐습니다. 한번도 하지 못한 말 사. 랑. 해. 요. 말 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당신은 가고 없지만 한번만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가슴 터지도록 빈 하늘에 울려퍼지는 말일지라도 지금은 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사랑해요. [월간 모덤포엠 2004년 3월호 하고 싶은 말 외2편]
201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