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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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육십
자신의 얼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나이라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줘야 한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남은 삶을 아낌없이 쏟아 부어야 한답니다. 가끔 허전해 오는 시린 가슴은 혼자 메워야 한답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떠날 날을 준비해야 한답니다. 삶이 다하는 마지막 날엔 빈 가슴으로 훌훌 털고 떠나가야 한답니다. [상황문학, 동인지, 제4집, 2006년, 발표작]
2016.02.12 -
그리운 것은
그리운 것은 / 초아 박태선 그리운 것은 차라리 가슴에 묻으라 한다. 찾지도 알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말라 한다. 그리운 날은 그리운 대로 슬픈 날은 슬픈 대로 눈 감으면 가슴 가득 다가오는 그리움 찾지도 알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않아도 가득 차오르는 그리움은 어떻게 할까요. [상황문학,동인지,제4집,2006년,발표작]
2016.02.11 -
너무 늦었습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 초아 박태선 둔했습니다. 어리석었습니다.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얼마나 귀하게 여기셨는지 최선을 다해 끝없이 사랑하셨어도 어깃장만 놓았습니다. 진작 알았더라면 받기만 않고 나눌 줄 알았더라면 사랑합니다. 말하였을 것을 두 팔 벌려 안아드릴 것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감사하고 그것을 알았을 땐 너무 늦었습니다. 아 너무 늦었습니다. [상황문학,동인지,제4집,2006년,발표작]
2016.02.03 -
유혹
유혹 / 초아 박태선 난 오늘도 천 길 낭떠러지 끝에 서 있다.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져 내리면 그냥 사라져 버릴까 흔적 없이 사는 날이 유독 서러운 날에 한 발자국 뚝! 내딛고 싶다. 햇살을 등지고 서면 어둠이다 새처럼 훨훨 날아보고 싶다. [상황문학,동인지,제4집,2006년,발표작]
2016.02.02 -
명당
명당 / 초아 박태선 시공을 초월해서 시간 여행을 떠나 본다. 햇볕 쏟아지는 고분에서 블랙홀을 만난다. 공간을 거슬러 가벼이 날아 허공을 솟구쳐 올라 본다. 옛날과 현실이 기억 저 끝을 잡고 잊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밝은 햇볕 아래 까마귀도 함께 창공을 난다. 그 속에서 난 내가 누군지 잊어버렸다. 멀미가 난다. 속이 울렁인다. 내가 누굴까 난 누굴까? [상황문학,동인지,제4집,2006년,발표작]
2016.01.30 -
섬
섬 / 초아 박태선 아득한 수평선 위로 벙긋 솟아오른 넌 아마도 그리움일 거야 밤이면 숨죽였다가 다시 떠오르는 태양같이 온몸을 다 맡기고 희로애락에도 침묵하며 천년 깍아지른 절벽 수줍은 듯 새색시같이 섬 가득 동백꽃 필 때 향기로 대답하는 너 [상황문학,동인지,제4집,2006년,발표작]
201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