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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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 초아 박태선 엄마 부르며 들어서지만, 대답이 없다. 마루 끝에 앉으신 할머니 마당에서 놀고 있는 동생들 시끌벅적하지만, 당신 없는 집은 텅 빈 집이다. 당신이 들어서면 금방 생기가 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한 사람의 자리가 온 우주를 대신하기도 하고 한 사람의 빈자리가 온 우주가 텅 빈 듯 느껴지기도 하는 엄마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상황문학11집 2013년 발표]
2016.05.12 -
친구
친구 / 초아 박태선 늦은 밤 전화가 왔다. 아무 말 없이 가늘게 흐느끼는 소리만 들려온다. 누굴까? 누가 이 늦은 밤에 전화로 아픔을 나누려 하는가 생각은 꼬리를 물고 아하 그래 친구였구나 바로 너였구나 묻기도 전에 풀어놓는 아픔이 나를 얽어맨다. 함께 아파하기는 하지만 어찌해 볼 수 없는 친구의 삶이 마음을 짓누른다. 그냥 마음이 풀릴 때까지 전화로 품어내는 친구의 아픔을 듣기만 했다. 한참을 풀어내더니 잦아들며 늦은 밤 전화해서 미안하다 하네 친구야 미안해하지 마 우린 친구잖아 추억과 아픔도 함께하는 친구잖아 [상황문학 동인지 10집 2012년 발표]
2016.05.11 -
들꽃
들꽃 / 초아 박태선 어느 날 문득 네게로 다가온 너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이제야 설렘으로 다가온 너 딱히 이름은 몰라도 좋다 어느새 사랑이란 이름으로 내게로 다가온 너 사랑의 가슴앓이가 시작되었다. 너를 향한 사랑 너와 눈 맞추기 위해 난 키를 낮추게 되었고 너와 얘기를 나누기 위해 난 가슴을 열어야 했다. 네게서 희망을 네게서 평화를 본다. 어느새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슬그머니 들꽃이 되었다. 상황문학 10집 (2012년) 발표한 詩(시)
2016.05.10 -
그리운 당신은
그리운 당신은 / 초아 박태선 마음이 호수처럼 잔잔해지면 난 당신을 만납니다. 마음이 하늘처럼 푸르면 난 당신을 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고요한 평화가 나와 함께 하지요. 당신을 따르면 싱그러운 푸른 하늘 쪽빛 물이 듭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따르면 따를수록 행복으로 부풀어 오릅니다. 상황문학 10집 (2012년) 발표한 詩(시)
2016.05.03 -
분재
분재 / 초아 박태선 억압된 삶을 강요당해 가지 한번 마음 놓고 뻗지 못하고 묵묵히 수용하며 긍정으로 바꾸는 네 모습 세상을 향한 네 몸짓 속으로 감춘 열정 이끄는 대로 가리라 정해진 길 따라 이리저리 배배 꼬여버린 네 삶은 꼬일수록 더 찬사를 받는다. 상황문학 10집 (2012년) 발표한 詩(시)
2016.05.02 -
부모
부모 / 초아 박태선 피멍든 마음은 그늘 뒤로 감추고 누가 알까 맘 졸이며 오롯이 자식을 위해 살아온 당신 자식은 나 몰라라 등지고 살아도 그 자식 생각으로 하루를 보낸다 잘되어라 잘되어라 비는 마음 하늘 같은 그 마음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상황문학 10집 (2012년) 발표한 詩(시)
201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