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덤포엠(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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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아이
가을과 아이 / 초아 박태선 노오란 은행잎이 눈처럼 떨어져 내리는 길을 아이랑 마냥 걷고 싶다. 노란 눈 같아요. 아이가 소리친다. 바람이 불 때마다 마지막 이별을 노래하며 깃발처럼 흩날린다. 너무 보고프면 눈물이 난다는 아이의 말 난 누가 보고파서 이리 자꾸 눈물이 고이나 싱싱 바람소리 밤새 들리더니 끝내는 노오란 강이 흐른다. [월간 모덤포엠, 2007년 1월호, 발표작]
2016.01.12 -
유년의 하늘
유년의 하늘 / 초아 박태선 어쩌다 자정이 되도록 잠들지 못한 날은 밤 하늘을 올려다본다. 달빛마저 희미해진 밤하늘엔 어릴적 쳐다본 내 유년의 하늘은 없다. 초롱초롱 수많은 별의 속삭임이 없고 시린 달빛도 예같지가 않다. 유년의 꿈과 함께 사라져 간 밤 하늘이 그리워 고개를 젖혀도 어디에도 없는 유년의 하늘 오늘도 뜬 눈으로 새벽을 마지한다. [월간 모덤포엠, 2007년 1월호, 발표작]
2016.01.11 -
빗물
빗물 / 초아 박태선 소올솔 보슬비가 내린 질척한 자리엔 빗물이 그리움처럼 고여있습니다. 가슴에 묻어둔 사람이 몹시도 그리운 날 작은 물웅덩이 그 속에 하늘이 구름이 목 밑까지 차오르는 아픈 아쉬움이 고여 있습니다. [월간 모덤포엠, 2007년 1월호, 발표작]
2016.01.10 -
夫婦(부부)
夫婦(부부) / 초아 박태선 기쁨과 슬픔 가슴 저린 통곡 나누다가도 또다시 눈 부라리며 돌아눕는 정이어라. 그대 옆에 내가 있고 내 옆에 계신 그대 오도도 다투다가도 슬며시 풀어지는 정이어라. [월간 모덤포엠 2005년 6월호 발표작]
2016.01.03 -
동행
그대는 / 초아 박태선 지는 저녁 달 새벽 별 사이로 스쳐가는 바람 헛헛함으로 피는 꽃잎 떨어지는 낙엽으로 밀려오는 파도 물거품으로 언제나 늘 내 곁에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월간 모덤포엠 2004년 3월호 발표작 그대는]
2015.09.01 -
봄이 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 / 초아 박태선 차가운 겨울바람 묻어오는 훈풍 졸졸 실개천 흐르는 물소리 꽁꽁 언 땅속 움트는 새싹 목련꽃 속살처럼 아롱아롱 아지랑이처럼 안개처럼 오는 봄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 펴고 산천이 기지개를 킨다. [월간 모덤포엠 2004년 3월호 발표작 봄이 오는 소리 외2편]
201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