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놓고 얘기 해 봅시다.

2015. 8. 3. 05:16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옛속담에 사람은 사귀어 봐야 알고,
음식은 먹어봐야 알며, 고기는 씹어봐야 안다고 했던가요.
처음엔 그냥 그렇겠지 하고 무심코 들었습니다.

지금은 마음에 와 닿아요.

 

컴이 에라가 자꾸나서, 결혼해서 딴 살림난 아들에게 전화로 묻기도하고,
와서 고쳐달라고도 하구요. 조금은 귀찮게 하였답니다.
난 시간이 급한데... 아들은 자기일이 있었으니까,
회사일을 끝나고 와서 고쳐주면 했지만 항상 바쁘다기에...
마냥 기다리기만 하였답니다.


그무렵의 일입니다. 일요일 아침에 아들집에 전화를 걸었답니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아 어머님이세요."
며늘아기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침은 먹었니?"
“아니요.”
"배고프겠다 빨리먹어야지... 신랑은 깼니? "
“예.”
"그럼 바꿔줄래."
조금 있다가 며늘아기하는 말.
어머님 오빠가 아직 자거든요. 깨면은 전화 드리라고 할께요.


기분이 참으로 묘하든데요.
신랑의 어머니가 전화했는데.... 잔다고 안깨워!!!
꾸물꾸물 부아가 가득 치밀어 올라와, 억지로 눌려놓곤,
그래라 그럼 하고 젊잖게 한마디 했지요.

 

끊고나서 생각을 해도 속이 상하더군요.
어떻게 하면 위 아래를 알 수 있게 해줄까?
마음상하지 않게 가르켜줄까?

이궁리 저궁리하다 그냥 잊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이쁘게 봐주려 노력을하니 그때의 일은 잊어버리고 있었답니다.
그저께 왔다가 다시 서울간 신랑을 보내놓고 며늘아기 서러울까 봐
짝꿍이 며늘아기 위로해 주라기에, 꽃구경시켜주려 며늘애랑 둘이서 갔습니다.

 

차안에서 도란도란 얘기도 하며 서로의 얘기들을 주고 받았죠.
얘기를 하다가 무엇때문이 었는지 전화얘기를 하게되었어요.
며늘아이 하는말.. 언젠가 어머님께서 전화주셨을 때  

"어머님 전화예요" 하였더니....
짜증을 내더래요.(컴퓨터 고쳐주지 않는다고 싫은소릴 좀 하였거든요)
그래서 며늘아기는 아침부터 어머님이 짜증스런 아들목소릴 들으면
마음이 아플것같아서.....
 
"자고있으니, 깨면하라고 할께요."라고 했답니다.
부끄럽고 미안해서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랐죠.
며늘아기보담도 속이 좁은 시어머니로 추락했답니다.
"아니 그렇게 깊은 뜻이!," 하고 유모어로 받아넘겼지만 미안했답니다.

 

그리고 또하나 임신한 사실을 알고나서 기쁨 마음에 나에게 전화를 하였답니다.
신랑보다 저한태 먼저, 그런데 어머님이 별로 기뻐하시지 않으신 것 같아서... 
"기뻣던 마음이 가라앉아 버렸어요."하잖아요.


오해하고 있는 며늘아기에게 그때의 나의 마음을 얘기했습니다.

처음 시집와서, 저대로는 신경이 쓰였겠지만, 소화도 않된다.

속이쓰리다. 내과로,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등
병원마다 순례를 하였답니다.

착하고 순수하다고 할까요.
시어미에게도 숨길줄도 모르고 다 말했지요.

 

솔직히 말해서 전요. 그때 저대로는 도 를 닦아야 했답니다.
자꾸만 아프다고 말하는 며늘아이가 좋아보이겠어요.
그래도 아플 땐 마음이 서러워 지니까,
내품도 못하고 지내려니. 속이 무척 상하였지요.

아이들도 피임을 한다하구요.
또 나도 피임을 하라고 하였답니다.

 

엄마될 사람이 아픈데... 어떻게... 임신을...아기를 가지면 약도 마음대로 못먹잖아요.

그러다가 아픈게 더 심해지면 안되겠기에, 아기는 천천히 가져도 되니까.
몸부터 추스려라 하였으니, 임신은 생각도 못하였지요.
갑짜기 전화로

 

"어머님 저 임신했어요" 하니까 당황할수 밖에요.
"피임 안 했니?" 하고 먼저 물어봤지요.
혹 잘못하여 아기가 들어섰나 하여서...그랬더니 며늘아기가 섭섭했나 봅니다.

그리곤 이내 말하였습니다.
아기도 가졌으니, 이제부턴 몸조심해라 하고 그러나,
이미 섭섭해버린 며늘아기 맘은 시어미 맘이 전달되지 못하였겠지요.


얘야 그게 아니었단다.... 그때의 내심정은 이랬단다.
하고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서로가 터놓고 말하지 않고 지냈다면, 아직도 서로를 오해를 했겠지요.
허지만 이렇게 얘기를 나누고 나니 아무것도 아닌것을....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알았으니까, 며늘아기랑 더욱 가까워진것같고.
마음이 통한 것 같아서 오늘의 나들인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속에만 감추어두지 말구요.

서로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하여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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