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2015. 8. 3. 05:02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부산 모임에 다녀와서 그 다음날 낮에 이사한 친구집에 다니려 갔습니다.
가는 도중 어제저녁과 오늘아침까지 괜찮든 뱃속이이상하게 더부룩한게 미식미식하며 살살 아파오드라구요.

갈까? 말까? 망서리다 괜찮아지겠지...하는 맘과 보고싶은 마음에 찾아갔습니다.

 

부산가서 먹고온 회가 탈이났나??
그럼 어제 저녁이나 오늘아침에 나지...왜 이제서야??

친구가 그러드군요.
그럴수도 있다고....그러면서 회를 먹을 땐 꼭 소주를 한잔 하래요.
그래야 탈나지 않고 좋다면서 술 한방울도 못하는 전 예전에도 들었지만,
술엔 입도 대지않고 그냥 술대신 사이다로 한잔했답니다.

그래서 그런가??

편하게 누워있으면 나을것 같아서 벼게까지 베고 누었지만, 점점 더해왔습니다.

 

"올라올것 같아...."
"토하고 나면 속이 좀 풀리고 시원해지니까 토해봐 어서..."

화장실 변기를 끌어안고 울컥 토했습니다. 3번이나....
그리곤 친구집에 조금 쉬며 진정시키고는 집으로 갔지요.

 

풀죽은 모습으로 들어선 나를 보고(평소엔 낮엔 잘 눕지 않는 옆지기가)
마루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제게 묻드군요??

 

"어디아퍼??"
"네 아파요. 배가 그리고 올렸어요."
"맞다 아침에 먹은 갈비탕 그게 말썽난것 같다.."
"난 어제 먹은 회가 잘못됐나 했어요."
"괜히 애궃은 회만 왜 나무래!! 아침에 먹은 갈비탕 탓이야 이상하게 먹기 싫드라니..."

 

아이고 어쩜 좋아요.
사위가 휴가차 내려오며 사다준 갈비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그저께 갈비탕해먹고 남은것을 다시 끓어놓는다는게 잊고 부산 내려갔다 왔는데...

밤에 다시 끓여놓았으면 괜찮았을탠데...그냥 잤어요. 피곤해서...

 

그리곤 다음날 아침 먹어보니 괜찮은것 같아서...다시 푹 끓여 먹었지요.
딱 두그릇 남은것 버리기가 아까워서....그랬는데...그게 까탈을 부렸지 뭡니까.....ㅠ.ㅠ

아깝다고 미련스럽게 먹은 제 잘못이죠.

아고 이젠 죽었다...
안그래도 무서운 옆지기 전 배아픈거 보다 돌아올 책망이 더 두려웠습니다.

 

"내가 뭐라카드노!! 우린 늙어서..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그렇다고 버리라고 안했어..."
"뭐든지 아깝다고 하지말고 버리라고 했잖아.."
"그봐 한달동안 먹고 찌워둔 살은 다 빠졌잖아!!"
"담부터는 그러지 마!! 알았제..."
"......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지요.


옆지기에게 미안해서 혼났습니다.

제가 아픈것 보다 옆지기가 아플까봐서 곁눈으로 자꾸만 살펴보았습니다.
신경을 써서 그런지 다시 미식미식 배가 아프기시작했어요.
쪼르륵 화장실로 가서 변기통을 끌어안았지요.
그리곤 울컥 울컥 토했습니다. 4번이나....ㅠ.ㅠ

 

축쳐진 나를 보며....호통도 죽이고...

"괜찮어...담부터는 절대 그러지 마..."하드군요.

그렇게 말해주는 옆지기에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결혼후 처음으로 한 실수 죽을때까지 책 잡힐것 같습니다.
아고 무식하고 둔하고 안전불감증인 할매 미워죽겠어요.
내가 나를 미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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