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이리도 따뜻한데...

2015. 12. 24. 06:05추천합니다/칭찬릴레이

 

 

밤새 내린 비가 아침에도 계속해서 내리지만,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운동하려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러 건널목 쪽으로 가는데,
한 아가씨가 윗옷을 벗어 머리에 쓰고 비를 피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우산을 쓴 사람들이 있었지만,
혼자서 고스란히 비를 맞고 있었다.


가만히 다가가서 우산을 씌워주었지요.
처음엔 전화하느라 몰랐다가 금방 알아채곤
돌아보며 통화 중인데도..


"고맙습니다." 하며 깍뜻히 고마움을 표한다.
잔잔한 정이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지요.


그리곤 신호등에 파란불
서둘러 건너면서
"고맙습니다. 전 지하철 타려 갑니다."
하고 뛰어 가려 해서 얼른 말했지요.
"나도 지하철 타러 가니 함께 가요."


그리곤 함께 지하철 입구까지 그 후 아가씨와 헤어졌지요.
헤어지며 "고맙습니다." 하고 감사의 인사를 또 하네요.
작은 친절에도 감사를 표할 줄 아는 예의 바른 아가씨였어요.


안심행 방향의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 또 만났어요. 그 아가씨를...


우린 서로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하였지요.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어 제게 건내주는 거에요.


포장지에 싸인 작은 비스킷 한 봉지
드릴게 이것밖에 없다면서 받지 않으려는 내게
한사코 건내주려 하기에 저도 그랬지요.
받은 것으로 할 테니 그건 아가씨가 먹으라 했지요.


실랑이를 조금 하다가 결국은 제가 이겼지요.
요즘 계속 우울했는데, 그 아가씨의 마음씀이 봄바람처럼
잔잔한 파도처럼 제 가슴에 울려 퍼져 따뜻함으로 감싸주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은 따뜻한데,
작은 베풂에도 고마워할 줄 아는데,
어쩌자고 그들은 그 어린 생명을 사지로 몰아넣고
홀로 살겠다고 앞서서 탈출하였을까요?


부끄럽고 추한 그들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지만,
그래도 힘내어 따뜻한 세상이 되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사소한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 아가씨처럼 저도 제게 주어진 남은 삶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삼가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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