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가게 주인아줌마

2015. 11. 25. 06:26추천합니다/칭찬릴레이

 

 

 

제가 화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친구들이나, 이웃들은
으레 밑화장이나, 아니면 스킨이나 로션은 바르는 줄 안다.
그러나 난 로션도 스킨도 바르지 못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습관화되어 한겨울이라도
민얼굴로 있어도 얼굴이 땅긴다거나 하진 않는다.
외출하게 되면 유일하게 하는 화장
립스틱만 바르면 끝.


립스틱을 바르지 않고 나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셔요??" 하고 물어보는 게 싫어서
립스틱만은 꼭 바르고 나간다.


어제는 서둘러 나가느라 립스틱 바르는 것을 깜빡했다.
지하철역 거의 다 와 가는 지점에서 아차.. 하고 생각이 났다.
어쩌지? 집으로 되돌아가긴 좀 멀고...
생각 끝에 주변을 살펴보니, 다행히 화장품가게가 보인다.
들어갔지요.


"아직 개업하지 않았는데요?"
안에서 주인인듯한 분이 나오시며 말씀하신다.
이른 시간이어서 아직 문 열기 전이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개업을 준비 중인 아직 개업하지 않은 가게였다.


"어떻게 오셨어요?" 묻기에 사정을 얘기했지요.
그랬더니 그분은 제가 샘플로 전시한 립스틱을 바르려 들린 줄 아셨나 봐요.
전 그게 아니라 립스틱을 하나 살까 해서 들렸는데...
그래도 그분은 싫어라 하시는 기색 없이 바르고 가시라고 하네요.
산다고 해도 사지 말고 그냥 바르고 가도 된다면서 립스틱 색상을 골라주셨어요.


그러나 어찌 개업도 하기 전인 가게에 들려 초를 칠 수 있나요? 없죠.
산다고해도 괜찮다며 그냥 바르고만 가시라 우기시네요.
앞으로 팔아주시면 된다 하시면서... 앞으로 어찌 팔아 줄 수 있어요.
화장도 안 하는데... 그래서 저도 우겼지요.


하나 사고 싶다고, 그럼 제일 싼 것으로
하나 골라드릴게요. 하며 립글로스를 골라주셨다.

 

 

    

 

안 그래도 살까? 말까? 망서였거든요.
6천 원 하는 립글로스를 1천 원 깎아서 5천 원에 준다 한다.

"다 받으셔요."

"아니 됐습니다."

 

서로 약간 싱강이를 하다가
5천 원 드리고 샀습니다.


립스틱을 바르지 않고 나와 마음이 따뜻한 분을 만나게 되었지요.
추운 겨울이지만, 봄꽃보다 더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부디부디 개업 후 나날이 번창하셔서 부자 되셔요.~~~


호사다마라 했나요?
이날 안경을 깨트리고 립스틱을 새로 하나 얻었지요.
그 사연은 다음에 시간이 날 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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