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제목

2015. 7. 26. 05:12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산다는게 뭘까?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일까?
내게 주어진 몫만큼만 넉넉하게 보듬고 크게 어긋남 없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이른 새벽 울리는 저 싸이렌 소리는
또 어떤 절박한 사연이 있는걸까?
멀리서 아주 가까히 가까히 들려오는 싸이렌 소리에...
가슴이 울렁대기 시작한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무섭고 두렵다.
앵애앵~~~윙~~~앵~~앵~~애앵~~
뒤베란다 소방도로 밑을 지나쳐 가는 119응급차와 순찰차
크다란 붉은 소방차는 양옆으로 주차해놓은 차들 때문에 지나치지 못하고...

앵앵~~
소리만 요란하다.
함께 타고온 소방대원이 내려서 뒤로 앞으로 수신호를 하지만,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세워둔 차들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것 같다.

"소방차가 지나가지 못하니 차를 비켜주세요."
연신 핸드마이크로 방송을 하지만, 어디에 사는 누가 세워 둔 것일까...?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는 소리만 허공을 홀로 떠돈다.

평소같으면 소방차처럼 큰 차가 아니었다면 지나갈 수 있도록 세워 뒀다고..
아마도 차주인은 안심하고 집으로 가서 지금쯤 잠에 취해 있으리라...
 
살아가면서 우린 알게 모르게 남에게 폐를 끼칠 때도 없지 않다.
이렇게 안이하게 생각하고 가버린 차 임자는 지나가지 못하여 응급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소방원님들의 안타까움을 모르나 봅니다.

공중도덕, 질서가 또한 뭘까?
평소엔 괜찮으니까 내가 편하니까 만약 누군가가
잘못 주차해 놓은 차들 때문에 생명이 꺼져간다면...
집이 불타버려 재산상의 손해가 난다든지...한다면 그건 엄격히 누구의 잘못일까??

그게 바로 내 식구 내 집이었다고 생각함 얼마나 아찔할까?
만에 하나 그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굽어진 골목길이나
좁은 골목길에 그렇게 주차해 놓지는 못하였으리라

다행히 먼저 들어간 119응급차와 경찰차가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하여 우물쭈물하는 사이 되돌아 나온다.

후유~~다행이네...큰 사건이 아니어서..
후진으로 조심스럽게 나가는 소방차를 보니, 괜히 내가 미안해진다.
이 동네 사는 주민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그 담날 또 그 다음 날도 여전히 그곳에는 다른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그날 세워둔 차는 아니겠지만, 다른 차들이 여전히 그곳에 주차되어 있다.
또 다시 만약 급한 사정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라고...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우린 이웃들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어쩌면 나 자신도 그런 일들을 하지나 않았을까...
남이 나에게 끼치는 피해는 금방 알아도...
나 자신이 남에게 끼치는 피해는 모르고 넘어가지나 않는지...

알고 지은 잘못은 곧 용서를 구 할 수도 있지만,
모르고 지은 잘못에는 용서를 구 할 수도 없지요.
모르고 지은 죄가 없도록....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도록...
간절하게 기도하는 제 기도의 제목입니다.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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