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복불복?

2015. 11. 3. 06:21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흩어져 살던 식구들이 모이는 명절이 두렵다.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는 방 2개 거실 겸 방 1 예전 부엌이었던 곳을
고쳐 거실 겸 마루로 쓰고 있으며, 첫 입주 시 연탄보일러였던
보일러실을 부엌으로 고쳐 좁지만, 혼자서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기에
동대구역과 동부주차장이 근처에 있어 교통도 편리해서 그냥 눌러살고 있다.
(사실은 머니가 부족하니 그냥 눌러살고 있지만...)


아들 2 딸 1 아이들이 커서 결혼을 하여 떠나갔기에
둘만 남은 우리 부부가 사용하긴 크지도 적지도 않은 게 아니라
큰 편이지만, 식구들이 다 모여야 하는 명절이 언젠가부터 은근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큰아들 부부는 아들과 딸 남매를 낳아 키우고,
딸아이 부부는 소위 말하는 딸딸이 엄마(딸만 둘)
딸딸이 엄마가 뭐야!? 요즘은 딸기 엄마라고 불려 하면서 딸기 엄마라 하라 하네요.^^
현재까진 아들 한 명이었던 막내 부부도 올 4월 출산예정.


한 집에 4명씩 3집이 모이면 우리 부부까지 합쳐서 14명
누군 큰방을 주며, 누군 작은방, 또는 거실 겸 방
그것도 모자라서 마루처럼 쓰고 있는 공간에서도 잠을 자야 한다.


누구를 그곳에서 자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도 자라고 할 식구들이 없으니 천상 우리 부부가 자야하지만...
아픈 통풍이 수시로 틈새를 비집고 고통을 주니 자식들 앞에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남편이 불편해하면서 아이들이
내려 오는 것도 은근 불만(?)을 품는 것 같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잠자리 때문에 은근 스트레스다.

 

 

 

 

더구나 추석은 더워서 설날처럼 끼여서라도 잘 수 없으니
대구 더위 아시죠. 그것도 밤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열대야...
4식구 복적일 것을 생각하면 벌써 골치가 아프다.
여름철만큼은 모이기 좋은 중간쯤 되는 장소를 정해서
휴가처럼 보내고 싶다.


설 명절이 문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1박 2일 잠자리 복불복
우리도 올해부터는 하자고 남편이 그러네요. ㅎㅎㅎ


그래도 예외는 있어야겠지요.
갓난아이를 데리고 내려오는 막내 가족은 복불복에서 빼고
큰방을 주어야 할 것 같다.


남은 식구는 우리까지 합쳐서 3집
어떤 게임으로 하면 될까요?
가위바위보?? 아니면 3.6.9게임 그것도 아니면 99단게임
에휴 모르겠습니다.
열쇠를 주고 모여서 너희끼리 잘 지내다 가거라 하고 뺑소니치고 싶다.


그렇다고 한 해에 두 서너 번 밖에 모이지 않은 식구를 위해
빚을 내어 큰 집으로 이사 할 수도 없고...
맞아요. 닥치는 대로 살죠. 모
이 모든 것은 다 지나가니까요.


큰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이때만큼은 너무 부럽네요.
그래도 더 많은 날은 단둘만 사니 행복한 고민이라 생각하며...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