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새 식구 *^________~*

2015. 10. 5. 06:02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결혼 후 몇 년 아기 소식이 없어서 근심은 하였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걱정인 막내아들 부부에게 혹
스트레스를 줄까 봐서 잘 하지 않는 전화도 줄였다.


행여, 임신 여부를 묻는 전화로 오해할까 봐

그랬는데, 올봄 막내전화가 왔다.


"엄마 00이 임신했어요."
"어머, 그래 축하한다."
"새애기 바꿔봐~" 목소리가 높을수 밖에~ 없다. 좋아서~
"얘야 수고했다 축하해~"
"어머님 벌써 이 사람이 얘기했어요??" 

조금 더 있다가 병원에 가서 진찰 후 확실히 잘
자리잡고 자라고 있다고 하면 전하려 했다한다.

"에구 그런 얘긴 빨리해줘야지. 친정에도 빨리해드려라."
"어머님 그긴 벌써 했어요."
순간 서운한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난 시엄시..역시 시어머니니 어려웠나 보다.

 

혹시나 아니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잘못될까 두렵기도 했나 보다.
태명을 믿음이라 지었다 한다.

귀한 아기 소식에 기뻐할 사이도 없이
신종플루다 뭐다 온통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임신부는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하니 근심은 꼬리를 물고,
손주들도 걱정. 그래서 예부터 가지 많은 나무 바람잘 날 없다 했던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또 전화가 왔지요.
"엄마 아들이래."
"그래 아들이라고 축하해~"
"어머님 확실한건 아니고요. 여기 달린거 보이시죠. 하셨어요."
히...며느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단정 지어 말하진 않네요.^^

그럭저럭 시간은 흘러 예정일(12월 3일)이 가까워져 오니
친정도 시댁도 다 대구에 있으니 도움도 줄 수 없고 내내 마음만 졸여온다.
병원도 조리원도 산후도우미도 다 구해 뒀다고 걱정 마라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치가 않다.

"엄마 양수가 터져서 오늘 새벽 3시경에 병원 왔어요."
하는 다급한 막내아들의 목소리가 전화기로 들려온다.
병원에는 왔지만, 진통이 오지 않아서...유도분만을 시도.
그러나 통하지 않았나 보다. 

하루를 보낸 후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유도분만을

시도해보자고 담당의사선생님이 말하였다 한다.

아침에 통화를 하였지만, 아직이라기에 근심이 되어
청도 가는 길에 잠시 쉬며 전화를 했지만,
신호가 가도 받지 않는다.
분반실에 갔나? 왜 안 받지??

잠시 후 다시 전화..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안내멘트만 나온다.
큰아들에게도 전화가 왔다. 

"엄마 00이 전화 왔어요?"
"아니, 왜?"
"전화해도 안 받아서.."
"나도 안 받아."

다시 전화를 했지만,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말만 되풀이..
또 하고 또 하고 수십 번도 더했다.

딸아이에게도 전화.

"엄마 양수도 터졌다면서 2틀씩이나 기다리게 해요.
00에게 전화해서 제왕절개 하라고 하세요."
"전화가 통해야 말하지.. 안그래도 문자는 보냈다."

 

그러나 문자를 보내면 뭐해요.
휴대폰이 꺼져있으면 받을 수도 없는데....ㅠ.ㅠ
 짝꿍 강의하는 2시간 동안 내내 전화기만 붙들고 애를 태웠다.

가슴은 울렁울렁...왜 그리 나쁜 생각만 자꾸 나는지..
'하나님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이 말 밖엔 할 수가 없었다.
강의를 끝내고 짝꿍이 계단을 내려오는 것과 동시에
전화가 울렸다. 얼른 보니 막내아들.

"엄마 아기 낳았어요."
"뭐 정말, 순산했니?"
"예, 순산했어요."
"산모도 아기도 다 건강하니?"
"예, 다 건강해요."

 

후유..., 십년감수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집 새아기가 태어났습니다.
큰아들에게 딸에게 전화로 알려주었지요.
두둥실 춤이라도 추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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