賊反荷杖(적반하장) 그래도 감사한 일

2015. 10. 5. 05:56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풍수를 좋아해서...음택 출입이 잦았던 짝꿍이
영덕 창수면 인량리 전통마을의 양택을 찾아보려 가자 하기에
좋아라! 얼른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곤 동대구 I.C로 해서 새포항길로
영덕까지 줄곧 달려 인량리를 찾았다.

다른 곳의 전통마을과는 달리 넓은 들에 흩어져서
고택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기에
우선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놓고
천천히 걸어서 답사를 시작했다.

풀린 날씨 탓일까?
땀이 나기 시작하기에 윗옷을 벗어들고
답사를 마칠쯤엔 허기가 진다.
오던 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영양 쪽으로 해서 길을 잡아 대구로 향했다.

 

아침엔 영덕에 가서 대게를 먹고 오자 약속하였는데...
어찌하다 보니 시간이 맞지 않아 그냥 스쳐지나치고
답사 끝내고 먹자 하였지만, 깜빡 잊고 우린 영양 쪽길을 택했다.

당연히 대게를 먹을 수 없었지요.


대게 대신에 우린 청송쯤 내려와서 영양갈비 집에 들려
양념 쇠고기를 시켜 된장찌개로 늦은 점심, 저녁을 먹고
청송사과를 한 상자 싸서 트렁크에 넣고 루루 라라 기쁘게 집으로 향했다.

영천 I.C로 올려 대구로 대구로...
고속도로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도 느리게도 달려
드디어 동대구 I.C를 빠져나왔다.

오늘도 무사히 일정을 마쳤음을 감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위해 더 조심히 차의 흐름에 맡겨
망우공원을 지나 고가도로를 타고 만촌 네거리로 진입하기 전
막 내리막길의 고가로가 끝나고 평지로 접어들 무렵
앞차의 멈춤대로 브레이크에 발을 얹고 조금 후
쾅!! 작은 울림이 들렸다.

 

밀리고 서다 가다를 반복하다가 누군가에 내 차를 받았다.
작은 소리이기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누가 그랬나 하고
백미러로 보니 작은 소형 트럭이었다.


차들이 서로 얽혀 있는 정체된 길에서 내려 가타부타하기가 좀..
그래서 앞차의 출발과 함께 조금 앞으로 당겼다.

내려서 따지려니...차들의 흐름과 작은 틈도 놓치지 않고
헤집고 드는 차들 사이를 위험하게 내릴 수도 없어서...
또 앞차의 흐름 따라 앞으로 가니 박은 차가 옆으로 비집고 들기에
공간을 확보해주었다.
 
물어달라기보다는 죄송하다는 사과라도 받고 싶어서..
그랬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왜 그랬어요?" 하고 묻는 남편에게 젊은 운전사가 그런다.
"왜 요. 내가 박았어요?"
"박았잖아요. 젊은 사람이 왜 그래!!"
"안 박았어요."
"박았잖아!!"

"아줌마가 출발하려다 뒤로 조금 밀려 받쳤지요."한다.

흐미 이기 뭔 소리. 평지에서 밀려??,
아니 조금 내리막길이였는데...


출발하면서 밀리긴 뭐가 밀려 밀렸다면 아래로 밀렸겠지...에고..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낸다는 말처럼 계속해서 오리발이다.

화가 난 남편이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한다.
못 내리게 우선 팔을 잡고 차 문을 잠갔다.
그리곤 혼란한 차의 틈새에서 서로 멀어졌다.

 

집으로 오면서 내내 남편이 못마땅해한다.
저런 사람은 혼을 내줘야한다면서...
그러나 요즘 어디 젊은 사람이..
그것도 저렇게 오리발 내미는 사람에게 통하겠어요.
아들같은 사람에게 욕이라도 들으면 나이 든 사람이 더 억울하지요.

 

집으로 돌아와서 차를 주차해두고 뒤를 살펴보니
이긍...받친 자국이 선명하다.
끍히기도 했고....좀 속은 상했지만,
그래도 그만하기에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큰 사고가 아니었기에 천만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무사히 마치게 되어
속상하고 억울하였지만,
그래도 무사히 마친 답사길이 행복하다 생각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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