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 06:11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대구집에서 출발 추풍령 휴게실에서 전화를 했다.
지금 올라가는 중이라며, 그리곤 복어탕거리 준비해서 올라간다고 했더니,
"엄마 난 복어탕 안 좋아하는데,"
"니만 입이냐!! 김 서방은 안 묵느냐!?"
그냥 가려다 그래도 맛있는 것 먹여보겠다고 준비해온 복어탕
첫마디에 싫다고 해서 대답하는 내 말에도 가시가 돋쳤다. 힛~
아무튼 우린 못 말리는 모녀간...ㅎㅎㅎ
사위가 매운탕과 찌게 거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맘먹고 준비해온 복어탕을 지가 싫다고 첫마디에 시로 해!! 엄마 맘도 모르고...ㅠㅠ
그래도 약한 게 엄마 복어탕보다는 육개장이 먹고 싶다니 어쩌겠는가?
준비해갈 수밖에, 딸아이 집으로 가며 집 근처 마트에서
마음에 드는 고기가 없었지만, 그냥 국거리용으로 조금 사고,
콩나물, 고사리, 파, 무 등을 사서 뒷좌석에 싣고 딸아이 집으로
현관문을 열어주는 딸아이가 반갑고 예쁘다.
조금 전 서운했던 감정은 어디로 달아났는지,
작은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문 앞에 대롱대롱 달린 모빌
아고고고 야 봐라. 큰일 났다. 큰일이 났어~~~ㅋㅋㅋ
아기가 태어나려면 3월 아직도 4개월가량 걸려야 하는데,
아기 침대랑 벽마다 붙여놓은 그림과 한쪽 옆으로 꽂혀있는
몬테소리라는 책과 아기 장난감???
아기 다 키운 엄마가 아직도 멀쩡한 침대를 판다고 해서
싼값에 구입을 해 둔 건 이해가 가지만,
책장 가득 꽂혀있는 책과 장난감들.
"이기 도대체 뭐꼬?? 아직도 태어나려면 멀었는데??"
"ㅎㅎㅎ 엄마 안 그래도 형님이....심했네...했어요...ㅎㅎ"
후후~ 이러니 어찌 내가 며느리 흉볼 수 있을까?
내 딸도 열 목 더 하려고 하는데~~ ㅋㅋㅋㅋㅋ
지금부터 태교를 해야 한다면서, 동화책도 읽어주고 음악도 듣고 해야 한대요.
"이그!~ 이런 건 나중에 그때 가서 장만해도 될 텐데."
"난 모릉께, 생활비에서 내!~~"
사위도 이렇게 말했대요.
"엄마 그래놓고는 자기도 여동생 집에 가서 붕붕 이랑 저거 다 가져왔어요"
아기 침대 가득 들어있는 아기용품....ㅎㅎㅎ
그건 공으로 얻는 거니까 가져다 놓은 거지. 뭐
앞집에 책값 받으려 온 아줌마가 주인이 없자 마침 나오는 딸아이한태
소변이 급하다며 화장실에 잠시만 들렀다 가겠다고 했나 봅니다.
그리곤 아줌마에게 딱 걸렸죠.
어쩌면 상술인지도 모르죠. 소변이 급하지 않아도 그런 척
볼록한 딸아이 배를 본 아줌마는 본론으로 들어갔고
딸아인 홀려, 책을 구입했나 봅니다.
사실은 그 유혹 뿌리치기 힘든 다는 거 알아요.
교묘하게 얼리고 설리고 이해시키며, 솔깃하게 하거든요.
"이왕 샀으니, 그럼 태교는 하고 있니?"
"아니요. 쑥스럽고, 음악은 듣고 있어요. 혼자 있을 때 동화책도 좀 읽고...ㅎㅎㅎ"
더 놀리려다 그냥 뒀어요.
앞으론 그러지 말라 하고, 그러나 또 모르죠.
세상의 엄마들은 늘 자식에게는 약하니까요.
올케가 조카 어릴 때(돌도 되기전) 고가의 책을 사들이고
한 주에 두 번씩 한 달 2만 원씩 과외비(?)를 주고
선생님에게 과외를 받는다는 소리를 듣고 시어머니인 난
언짢은 기색도 말도 못하고 황당해하며, 혼자서 속상해할 때.
"엄마 요즘 엄마들은 다 그렇게 한대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하든 딸아이도 역시 요즘 새댁들과 다를 게 없다.
아직 엄마도 되기 전에 한발 앞서 저질러버린 일을 두고 자꾸만 곱씹을 수도 없고....ㅋㅋㅋ
그냥 웃고 말아야지 어쩌겠는가
난 웃고 말지만, 사돈어른은 어떠실까??
젊어서 혼잣손에 아이들 키우느라 힘들게 살아오신
사돈어른이 아실까 봐 괜히 내가 미안해진다.
담부터는 그러지 말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 사라고 당부를 했더니
"엄마 이젠 안 사도 돼요. 한참 클 때까지 이것 가지고 다 돼요."
후후~~모라고? 그래 함 두고 보자 정말 그것까지고 다 클 때까지 하나...ㅋㅋㅋ
암무튼 요즘 엄마들의 유별난 자식사랑 내 딸 내 며느리
할 것 없이 조금은 각성을 했으면 좋으련만....
그렇다고 딸애나 며느리가 헤픈 건 아닌데, 좀 더 약아졌으면 하는 맘이죠.
내가 구식이라 그런가?? 시대에 뒤떨어져서??
그건 나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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