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2. 06:09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휴대폰 충전기 어디 두었어?"
"예, 찾아줄께요." 씩씩하게 대답해놓고
여기저기 뒤적거렸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 나주에서 1박하고 나올 때 챙겨 넣어온
충전기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하고 서랍장을 열어보았더니...
앗!!!...불싸....어쩌지...
휴대폰 충전기 뿐 아니라, 디카 충전기도
남편꺼랑 내꺼까지 다 보이지 않는다.
분명 비닐봉투에 넣어서 배낭에 넣었는데,
배낭을 뒤집어까지 보았지만, 없다....ㅠ.ㅠ
남편이 알까봐. 말도 못하고 다시 또 찾고 또 찾았지만, 없다.
00장에 잔것은 분명한데..무슨 장인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생각이나면 전화라도 해 볼탠데...
혹시나 하고 남편에게 물어보았지만, 남편도 모른다고 한다.
"아무래도 우리가 자고 온 곳에 두고 온것 같아요."
"휴대폰 뿐아니라 디카 충전기까지 다 두고 왔나봐요."
"뭐라고?? 잘 찾아봐 어디 두었겠지..."
"떠나올때 나도 보았는데...아무것도 남겨두지 않았는것 같던데..."
"다시 잘 찾아봐" 우린 함께 찾기 시작했지만, 없다.
이틀이 지나도록 모르고 지났는데, 알고나니 한시가 급하다.
다른 때 같으면 불같이 화를 냈을 남편이 조용하다.
폭풍전야처럼...조용함이 오히려 더 불안하다.
곧 불벼락이 떨어질것 같아 두렵다.
이자리를 얼른 모면하고 시간을 벌기위해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디카 충전기 사 올께요."
"........."
"색깔도 간혹 변한다고 했죠. 그것도 알아보고 올께요."
"색깔은 안 봐도 돼!!.... 카드 줄께 갔다와."
"아니요. 돈 있어요." 하고는 얼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ㅎㅎㅎ
써비스 센타에 들려 충전기를 달라하고 값을 물었더니
흐미...어쩌면 좋아 남편디카 충전기는 43,000원
내 디카 충전기 값은 15,000원이라 한다.
몬살아 몬살아...합이 58,000원
들린김에 색상이 변하는것도 봐 달라고 했더니
에휴...그건 또 72,000원 세상에나 10만원이 후딱 넘었네...
아까운 내돈 130,000만원.
사실은 나주에서 돌아오는 날 새벽 우린 다퉜다.
새벽같이 일어나는 나의 잠버릇 때문이다.
뉴스를 보며 시간을 떼우다가 날도 훤히 밝은것 같아서..
후덥찌끈한 방안이 답답해서 아직도 잠이 들깬 남편에게
"밖에 잠시 나갔다 올께요." 했다가 혼났지요.
낯선곳에 와서 새벽같이 나가려한다며,
걱정할 상대방은 생각도 안하고 자기 생각만 한다며, 걱정을 들었다.
한번 화나기 시작하면, 끝없이 달려 종착역까지 가버리는 남편
간신히 화해 하고 나서며 방을 둘러보긴했지만, 화가 덜 풀린 우리 눈에 띄이지 않았나보다.
한참을 기다려 수리한 디카와 충전기를 가지고 집으로
"여보 미안해요."
"당신탓만 아니잖아 나도 챙겼어야했는데..."
"아니에요. 내가 미안해요."
돈보다는 사실 남편의 꾸중이 더 근심이 되었는데..
이렇게 후하게 나오니 이젠 내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더 아깝다.
한순간에 날려버린 돈 때문에 속이 상해 끙끙 앓는 나를 보고 남편이 그런다.
"내가 은행에서 찾아줄께 속상해하지마." 그사람 돈이나 내 돈이나 아깝긴 마찬가지..
하긴 어찌 생각하면 내 돈이 더 아까운가??? ㅎㅎㅎ
친구가 늘 하던 말 "무다이 60이 아이다."란 말이 생각 난다.
그렇다 이래저래 하루가 다르게 자꾸 깜빡 깜빡하며, 잊기도 자주하고 실수도 자주하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좋은 점도 있다.
날이 지날수록 너그러워져가는 남편. 돈 주고 샀다하고 생각하면 나간 돈도 덜 아깝겠지...
사온 충전기로 밤새도록 충전시켜놓고 이왕에 나간 돈은 생각하지 말고
다시 룰루랄라 답사길 오르려 준비 끝. ^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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