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8. 05:57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이해심 많은 시어머니로 생각해 주는 맘이 고맙긴 해도
나도 늘 착한 시어머니 표는 아니거든요.
잘해줘야지 하면서도 간혹 서운한 마음에 속이 상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눌려 참으려 늘 노력은 하지만, 새아긴 또 새아기대로 그렇겠지요.
사실은 나도 울며느리 생각을 몰라서 늘 궁금하답니다.
잘해주러 노력하고 조심하지만, 울며느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허사잖아요.
깨지기 쉬운 도자기처럼 늘 보살핀다고는 하지만, 받아들이는 쪽의 생각을 몰라서 조심스럽답니다.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내 생각보다 이렇게 해주면 울며느리가 좋아할까?? 싫어할까??
먼저 며느리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러나 아직은 며늘아기 속 깊은 내막은 몰라도, 겉으로는 늘 고마워하고
또 무엇이든지 의논하려고 하는 그 맘이 예쁩니다.
고부간의 사이는 혼자서는 안 되죠.
서로가 마음이 통해야 하고, 서로서로 위해주고 믿어주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작은 일에도 언제나 나에게 의논하려 하는 새아기
미주알고주알 다 말해주는 새아기가 어떤 때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또 한편 예쁘기도 하답니다.
난 이렇게 했어요.
하고 자랑(?)하지만, 늘 착하고 순한 시어머니 처럼...
허지만 울며느리 처지에서 보면 난 어쩌면 얄밉고 심술사나운 시어머니 인지도...몰려
내 작은 친절도 고맙게 받아들여 주는 새아기 아끼고 싶은 보물이지요.
그 보물이 빛을 잃지 않고 늘 빛날 수 있도록 제가 돌봐야겠습니다.
내 맘을 갈고 닦아서 영롱하게 제대로 비칠 수 있도록...
티끌 없이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싶습니다.
저도 며느리 시절이 있었지만, 할머니 같았던 시어머님이 늘 어렵고 두려웠어요.
자상하게 편하게 대해주셨지만, 조금만 언짢아 하셔도...혹시나 하고 긴장을 하고 살게 되던걸요.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시어머님은 늘 손녀딸처럼 대해주셨지만,
그래서 편하게 지내다가도 가끔은 눈치가 보이기도 하며,
어떤 때는 야속한 마음이 들 때도 간혹 있었어요.
내 맘과 전혀 다르게 해석하곤 서운해 하실 때에는 정말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지요.
어쩌면 울며느리도 그럴지도 몰라
예전에 울시어머님도 내 눈치 늘 살폈는지도 모르지...
지금의 나처럼...그땐 전혀 눈치도 못 챘지만,
지금은 아....어머님도 예전엔 지금의 나처럼 이랬을꺼야...
하는 맘이 들기도 해요.
어설픈 며느리 노릇 한 게 지금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생전에 더 잘해드릴 걸... 이렇게 늘 마음 한구석 미안함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후후~~~예로부터 살아계실 때의 효자 효부는 찾아보기 어려워도,
돌아가신 후의 효자 효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하더군요.
옛말 한마디 틀린 말 없다고 하더니,
살아가며 생각해도,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나 역시 그중의 한 사람이죠. 생전에 잘못한 걸
청개구리처럼 비만 오면 어머님 무덤이 떠내려갈까 봐 목청껏 울듯이....
저 또한 어머님 당신이 생각나는 날은 온 종일 후회와 회한으로 속상한 적도 있답니다.
생전에 더 잘해드릴 걸 하는 마음에 나 자신이 밉기도 합니다.
시어머니가 된 지금 난 돌아가시고 안 계신 시어머님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철없이 행동하는 내가 시어머님 마음엔 안 드셨을 거에요.
가끔은 역정도 내곤 하셨지만, 그보다 더 많이 보듬어 주신 당신의 사랑
이젠 저도 당신의 그 사랑 닮으려 애쓰는 시어머니가 되려고 해요.
어머님 지켜봐 주세요. 저 잘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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