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다 싫었다 하면서 삽니다.

2015. 8. 11. 05:39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따르릉 전화가 왔다.
며칠 전 중복 날 친정에 간다며 간 며느리에게서
이젠 왔으니, 집에 오셔도 됀다며.....허락(?)이 떨어졌다.
이런 허락이 좋기도 하고 또 은근히 부담도 된다.
 
시간이 있어서 갈 땐 괜찮지만,
멋진 시어머니가 되기 위해 나의 일을 갖기위해
밖으로 나서길 좋아라 하는 내겐
며느리 집 갈 시간이 사실은 별로 없다.


아이들만 바라보고 
효도를 하니 안 하니 하면서
아이들도 나도 지치게 하고 싶지가 않다.


"어머님 이제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깐 전화하니까 나가시고 안 계신다고 그래서...."
"그랬니? 아깐 밖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 지금 들어왔어..."
"어머님 오늘 뭐 하실거에요."
"오늘 아파트 소독하는 날이거든, 얼른 점심먹고 약치고 나가야지..."

 

"그럼 어머님 저희 집에 오세요."

"아니, 얘야 오늘은 못 간다. 대신동 가게가지고 있는
아지매 있지....아저씨가 교통사고가 나서...그기 병 문안 가야해"
"어머님 전에 한번 같이 간 그 가게 말입니까?"
"응 그래....오늘은 병 문안 가고 낼쯤 시간 나면 갈게..."

 

"네 어머님 그럼 내일 오세요."
"그래 시골 가서 잘 지내고 왔니?"
"래규가 물을 바꾸어 먹어서 그런지 내내 설사를 해서 더 있고 싶어도
못 있고 그냥 왔어요."


히히~~복날가서(목요일)다음 월요일날 왔으면 오래 있었지....뭘..흐흐
아마 친정가서 언니랑 부모님이랑 함께 있으니, 좋았겠지요.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며 일가 친적들도 함께 계시는 그곳이
언제나 그립겠지요. 

"그래 지금은 어때...."
"잘 모르겠어요. 좀 있으면 괜찮아 지겠지요...뭐..."
에고 처음 같았음 병원 간다고 안절부절 못했을탠데....
이젠 많이 무디어 지고 엄마 틀이 잡혀갑니다.

그냥 지나칠 줄도 알고.....오히려 어떤 땐 나보다 더 씩씩해요.


"어머님 어지간 하면 병원안가요...이젠..."
"에구!~~얘야 그래도 갈 땐 가야해!~~미련 떨지 말구 알았제..."
이렇게 말을 하게도 됐으니까요....


어떤이는 그러드군요.
복날이면 며느리가 부모님께 와야지...
우찌 시어머니가 가는냐구.......며느리 집에...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누가 가면 어때요.
누구든 가기 쉽고 시간이 나는 사람이 가면 되죠.

이 더운 날에 아기업고 젖병 챙기고 기저기 옷 등등
그리고 한참만에 오는 버스 기다렸다 타고 오려면 힘들죠.
난 작은 고물 차라도 있으니, (이쿵 내차 속상할라....미안)
쪼르륵 몰고 내달리면 쉽잖아요.

그래서 내 쪽에서 더 많이 찾아갑니다.
김치해서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놓고 전화해서....

 

"얘야 경비실에 김치 맡겨놓고 간다."

이렇게 말해야 멋진 시어머니가 된다고 하지만,...
이렇게는 싫어요. 그렇게는 안 할래요.
권위를 세우려고가 하는건 아니구요.
그건 정말 싫어요. 

며느리 생각해서 경비실에 맡겨놓고 가는 건 전 절대 못해요.
그건 며느리 생각해 주는게 아니구 오히려 남에게 며느리의 잘못을
공고하는거나 마찮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방관할건 방관도 하고 간섭이 필요하면 간섭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건 제 생각이지요.

권위적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못하였지만,
그게 권위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다는 걸 알고.....
한동안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만,
세상엔 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이런 사람 저럼 사람 있다는 걸.....그냥 그리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제 생각이 옳지 않을수도 있으며.....
어쩌면 그분 생각이 옳을수도 있겠지만,
전 제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언제나 어디서나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즐겁게 루루랄라 와도 됀다고 허락이 떨어진
며느리 집에 웃으며 가는 것 또한 제 맘이지요.
곱다가 밉다가 좋았다가 미웠다~~ 함시롱 살래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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