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래요. 우리식대로...

2015. 8. 11. 05:35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행복한 고부간의 비결이라며 며칠 전 석간에 대문짝만하게 났더군요.
무얼까?? 궁금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이쿵 클 났네요. 우리 고부간에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더군요.
어쩌면 좋을까요?

 

멋진 시어머니가 되려면 첫째 일찍 일어나지 않아야 한대요.
좋은 며느리가 되려면 첫째 늦게 일어나지 않아야 한대요.
그리고 고부간의 사이에서 아들(남편)이 하는 일이 막중하대요.
우린 이 세 가지가 다 걸리거든요.

 

전 소녀적 부터의 일찍 일어나는 버릇 아직이거든요.
요즘, 우리 집 아이나 남의 집 아이나 늦잠 자는 게 특징이잖아요.
우리 며느리도 요즘 아이들........그러니 나무랄 수도 없지요.
아들은 또 무두뚝하여 눈치껏 비위도 못 맞추지요.

 

문제가 있어도 아주 크게 있는 것 같아 움찔했습니다 만,
상대방을 통해서 크게 얻고 감동하는 것은 이해와 존중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생활 일부가 되어버려 고치지 못하는 습관은 정말 어렵습니다.
일찍 일어나지 않아야 멋진 시어머니가 된다기에......
분가해 사는 며느리가 왔을 때 그 다음 날 아침에 눈 뜨고 누워 있을려니.....
고문이 따로 없던걸요.
에이 몰라~~ 발꿈치 들고 살살 걸으며....깬 기척을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요.

늦잠 잔 며늘아기가 일어나


"어머니 벌써 일어나셨어요." 미안해하며 나오길래...
"얘야 괜찮아 난 새벽잠이 없잖아. 잘 잤니?"
"예"
"어서 가서 세수하고 예쁘게 화장이나 해~~아침 먹고 나선 네가 다해~~"
이렇게 분담을 시켰습니다.


우리 집 식구들도 다들 자는 시간 늘 나 혼자 일찍 일어나 사부작 거린다고...
젊었던 시절엔 짝꿍한태 혼도 많이 났지만, 이젠 버릇이다 하고 그냥 둬요.
이 시간이 나에겐 금쪽같은 시간이거든요.
예전엔 책도 보고, 반찬거리도 준비하고 이 시간에 다했답니다.
싹싹 비벼빠는 손빨래도 이 시간에 했어요.

 

혹 이웃 방해될까 봐 깨끗하게 빨아놓고는 그냥 물에 담가 놓았다가...
아침 먹고 나서 그때 헹구곤 했지요.

멋진 시어머니의 조건으로 첫째 일찍 일어나는 것만 조심하면...
다음부터는 거의 제 생각과 같으니 지키기가 쉽네요.^^



멋진 시어머니가 되기 위한 조건

 

1. 일찍 일어나지 않기
2. 집밖에서 자기만의 일을 가진다.
3. 남에게 며느리 험담을 하지 않는다.
4. 아들 부부의 생활을 간섭하지 않는다.
5. 며느리의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를 해준다.

 

멋진 며느리가 되기 위한 조건

 

1. 늦잠은 금물이고 생활은 항상 검소하게 한다.
2. 솔직한 의견제시로 세대차를 좁힌다.
3. 때때로 시어머니와 함께 외출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의식적으로 정을 붙인다.
4. 친정식구에게 시댁험담을 삼가고 시어머니의 좋은 점을 칭찬한다.
5. 자존심을 내 세우지 않는다.

 

멋진 아들. 남편 되기 위한 조건

 

1. 먼저 아내와의 관계를 튼튼히 한 다음 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에 협조를 구한다.
2. 아내 앞에서 처가 식구에세 더 신경을 쓴다.
3. 어머니의 단점을 과감하게 인정한다.
4. 가정문제를 아내와 먼저 상의한다.
5. 부모와 아내 사이의 공통 화제를 찾는다.


 
쉬운 것 같으면서 지키기 힘든 일이지요.
예전엔 울 아들 지금은 며느리 남편.... 저렇게 몬 해요.
긍께 우째요.

며느리랑 나랑 맞추어 가며 조화를 이루고 살아야지요.


1번 문제만 빼고는 그럭저럭 며느리나 저나 잘 지킬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서로 노력해야지요.

그저께 복날 며느리 생각해서(아직은 처음 살림이라 어려울 것 같아서..)
삼계탕 가지고 찾아가려고 연락했더니, 아!! 글쎄 오지 말래요.


금방 생각함 속이 상하죠. 오지 말라니...감히!!! ㅎㅎㅎ
그러나 내용을 듣고 보면 이해 못 해 줄 것도 없지요.
큰언니가 미국 이민 가서 사는데....이번에 10여년만에 고국을 찾아왔답니다.
8월초에 미국으로 다시 들어가면 언제 또다시 만나 정담을 나눌 수 있겠어요.
큰언니 둘째 언니 사촌오빠랑 시골 고향집에 가는데.....
가서 며칠 함께 지내고 싶었나 봐요.

 

"어머님 오시지 마세요. 1시에 만나서 시골 어머니 한태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 잘했다. 막내라고 또 언니 하는 데로 하지 말고...
너도 수박이라도 사 가지고 가..응"
"네 어머님 말씀이라도 고맙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뚝 끊었지만, 저 깊이 깔린
내 속마음은 조금 아주 조금 서운 하려고 했어요.
같은 말이라도 천량 빚을 값는다는 말처럼....

 

"어머님 저 언니도 오고 했으니 함께 친정에 다녀오면 안되겠습니까?"
물어봐도, "응 그래라..."했을탠데.....

혼자서 다 결정하고 통보하는 것 같아 또다시 시어미 심사가 꼬이던걸요.
그러나 아직도 철이 없어서...하고 봐 줘야지....
그리고 조용한 시간에...단둘이 있을 때..그때

 

"얘야 그땐 이렇게 말해줬으면 덜 섭섭했을탠데...."하고 말할꺼에요.
기냥은 몬 넘어가죠....그래야 담부터는 조심하고.....
서로가 섭섭한 감정이 쌓이지 않지요.
이렇게 살래요. 우리 식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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