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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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도 15
나의 기도 15 / 초아 박태선 앉으나 서나 걷거나 순종만이 나의 길 당신의 그 사랑 본받아 베풀게 하소서 그대 없으면 나 없는 것을 당신의 그림자로 살게 하소서 가까이 거두어 주소서 나를 버리고 당신의 뜻대로 살아가게 하소서 당신의 큰 사랑 깨닫게 하소서 월간모덤모엠 3월호(2008년) 발표작
2015.12.30 -
삶의 가시
삶의 가시 / 초아 박태선 맛있는 고기를 먹다 가시에 걸리면 밥 한 숟가락 꿀꺽 삼켜보라 하셨다 어릴 적 할머님가 머리 위에 생선 가시를 얹어주면 듬뿍 뜬 한 숟가락의 밥을 꿀꺽 삼킨다. 거짓말처럼 걸렸던 가시가 쑥 내려간다. 살아오며 순탄하지 않은 삶의 가시에 걸렸을 때도 될까 속이 상할 때도 화가 날 때도 난 마른침을 꿀꺽 삼켜본다. 행여나 상한속도 화난 마음도 쑥 내려 갈까하고 오래된 습관처럼 익숙해진 버릇처럼 난 오늘도 삶의 가시를 머리에 얹고 목젖 가득 차오른 고단한 삶을 꿀꺽 삼켜본다. [계간 참여문학 글맛 제19호 가을호 발표작]
2015.12.30 -
이팝나무
이팝나무 / 초아 박태선 보릿고개 무슨 뜻인지 요즘 아이들은 알까 허기진 아이 눈 이팝나무 하얀 꽃 소복하게 고봉으로 담은 쌀밥처럼 보였을까 얼마나 간절했으면 헛것이 보였을까 이팝나무 꽃 필 무렵이면 붉어지는 눈시울
2015.12.05 -
눈치
눈치 / 초아 박태선 살아가며 너도 옳고 너 또한 옳다. 그렇게 살아간다고 누가 나보고 어리석다 할런가 누가 나보고 우유부단하다고 할런가 누가 나보고 결단력이 없다 할런가 이 눈치 저 눈치 안보고 그리 살고 싶은데 자꾸만 눈치가 보이는 건 왠지 모르겠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채 살아온 세월만큼 눈치만 늘었나 보다.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작
2015.10.14 -
명당 2
명당 2 / 초아 박태선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옛 임 찾아 나선 길 천년의 세월도 꿋꿋이 솔 숲 아래 꽃잎은 지고 낯선 객 인기척에 컹컹 개소리만 요란하다. 부귀영화 무슨 소용 있으랴 한 줌 흙으로 묻힌 이곳에서 꽃이 핀들 아랴 꽃이 진들 아랴 허망하긴 바람 같다. 임은 말이 없고 간간이 찾아오는 길손 떠나버리면 또다시 긴 침묵.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작
2015.10.13 -
시가 되는 그리움
시가 되는 그리움 / 초아 박태선 짙은 그리움은 시가 되어야 한다지만 아픈 날갯짓으로 자꾸만 비상을 꿈꾸어보아도 내 그리움은 아픈 날갯짓은 잠들지 못하는 바람입니다. 시가 되지 못한 그리움은 언제쯤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려나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작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