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9. 04:03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아침부터 서둘렸다.
어딘가 갈 곳이 있는 날은 괜히 마음부터 바빠진다.
두류공원 예술회관 앞에서 노숙자들 중식 봉사가 있는 날
10시 20분경에 친구랑 만나 함께 두류공원 예술회관 안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앞서가는 봉사원의 뒤를따라 행사장으로 갔다.
미리오신 적십자 부녀봉사원들의 바쁜 손놀림에 함께 동참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씨 불 옆에서 밥하고 국 끓이고 너무 힘든 일을 하는
봉사원들 여기저기 흩어져서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
중식시간이 되기 전 벌써 자리를 맡아놓고 앉아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서로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다투시며, 싸우시는 분들도 계셨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될 텐데, 큰 싸움으로 번질 것 같아 조마조마 하였는데
청년봉사원이 와서 간신히 말렸다.
중식시간이 되어 반찬과 밥 국 담고 푸며, 맡은 책임을 다 하느라 바쁘다.
줄을 서서 가져가실 수 없는 분들을 위하여 가져다 드리기도 하고
밥과 함께 나누어 주는 요구르트를 하나 더 받아가기 위해 분명 타가신 것 같은데,
받지 않았다며 다시 또 오신다.
마음이 언잖아 지려 하지만 모른 척하고 드렸다.
봉사원들도 교대해가며 점심을 먹고 다시 교대해주며 맡은바 책임에 열심이다.
먼저 먹고 온 봉사자와 교대해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밥이 모자라 몇분이 되돌아가셨다고 한다.
800인분의 밥을 했다는데, 그렇게 많으신 분들이 잡수셨나?? 어떤 분은 그러신다.
"밥이 없다면서, 왜 봉사원들이 먹어요.!!"
"..............??" 얼른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봉사원들도 먹어야 봉사를 하지요."
젊은 봉사원이 참지 못하고 대 든다.
얼른 눈치를 주며 참으라 했다.
아무 소리 하지 말고 그냥 먹던 밥부터 먹고 우린 맡은 일만 해요. 하고...
자꾸 다투어봐야 그렇게 말하시는 분에겐 먹히지도 않고,
괜히 남보기 상스럽기만 할 것 같아서 말렸다.
그러나 조금 남은 밥을 먹으려니 자꾸 목에서 걸린다.
먹던 밥이라 드리지도 못하고...
우겨 넣으며...자꾸만 눈치가 보이는건 왤까?
왜 당당하게 먹을 수 없었을까?
행여 한끼의 밥을 여기서 해결하시는 어려운 분이시라면...어떻게 하지...
그러나 그렇게 대들듯이 말하시는 분은 나보다 더 잘차려 입고 굵은 보석 반지도 손가락에서 빤짝인다.
그리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생각했다.
그 사람 말처럼 밥이 모자랄 것 같으면 먹지 말아야 하는가??
모자란다는 생각도 못하고 교대해서 먹다가 그 말을 들었는데 계속해서 의문이다.
봉사자라면 밥도 굶어가며 봉사를 해야하나 아침 일찍부터 나가 밥하고
국 끓이고 반찬과 여러 가지 준비로 이 무더운 날씨에 땀 흘리며 일한 봉사자들은
밥 한그릇도 먹을 자격이 없을까?
봉사자들도 먹어야 봉사를 하며, 힘을 길러야 다음 봉사도 또 할 것이 아닐까??
해드리면 해드릴수록 더 많은 걸 원하는 이들 앞에 서운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더 많은 사람은 고마워하시니까.
진정 꼭 끼니를 그곳에서 채워야 하는 분들은 그런 말씀이 없다.
아니, 말씀이 없으신게 아니라 너무너무 고마워하신다.
그곳에서 끼니를 해결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의 더 불만이 많은것 같다.
불만도 자주 하다 보면 느는 것 같다.
작은 일에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을 배워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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