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2015. 7. 29. 04:19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하루에도 몇 번씩 조석으로 변하는 게 마음이라지만,
내 맘이지만 내 맘대로 안 되는 속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날


수돗물을 콸콸 털어놓고 털고 씻고 빨래도 해보지만,
좀처럼 식지 않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미움과 전쟁을 한다.
 
이런 날에는 난 상대방보다는 나에게 더 화가 난다.
좀 더 참지 못한 나에게 좀 더 신중하지 못한 나에게


알만큼 안다고 자신한 옆 지기가 전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질 때
천길 낭떠러지에 선 것 같이 암담하고 슬퍼진다.
 
"근심이 끝나는 날이 곧 죽는 날이다." 라며 할머님이 말씀하시던 게 생각이 난다.
나 아닌 이웃들은 잘도 살아가는 것 같은데...

'속을 들여다 보면 거기서 거기라고' 그럴지도 모른다.
제 아픔만 큰 줄 아니까
 
남의 염통 곪는 줄은 몰라도 제 손톱 밑에 가시 든 것은 안다는

속담처럼 믿고 사랑해야 할 사람들, 서로 보듬어 주어야 할 사람들이
때로는 서로에게 가장 큰 상처를 입힌다.
 
난 그렇지 않아! 하고 큰소리치지만, 어쩜 난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나 자식들에게 제일 큰 상처일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