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7. 04:30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옛날 어느 곳에 덕망 높은 스승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말씀을 듣고자 줄을 섰습니다.
그들 중에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설교에 만족한 그녀는 흐뭇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방문을 들어서는 순간 남편의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늦게 어딜 돌아다녀!!!”
“그자의 얼굴에 침을 뱉기 전에는 집에 들어올 생각도 마!!!”
이 소문을 들은 스승은 그녀를 초대하여 한가지 주문을 했습니다.
“내 눈이 몹시 아픈데, 침으로 씻어야 낫는다는군요. ”
“수고스럽겠지만, 침을 뱉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잠시 망설이든 그녀는 스승의 눈에 침을 뱉었습니다.
그 여인이 집으로 돌아간 후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스승님이시여, 어찌 여인이 얼굴에 침을 뱉게 하셨습니까?”
그러자 스승은 조용히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지 해야 하네.”
참으로 훌륭하신 스승님이시지요.
자신의 가정도 아닌 남의 가정을 위해서도 이렇게 하시는데
우린 우리의 가정을 위해서 사심 없이 노력해 보셨나요?
저 역시 받은 만큼만, 아니 그보다 더 적게,
혹 손익이나 따지면서, 타산적으로 행동하지나 않았는지
그이랑 결혼하기 전 어느 날 친구들이랑 옥천 용연사 놀려간 적 있었답니다.
제 각각의 짝들과 모여서 웃으며 정답게 올라가기엔 산길이 좁았지요.
앞서며 뒤서며 올라갔지만, 우린 걸음이 빨라서, 맨 먼저 올라갔습니다.
땀을 식히며 친구들을 기다리는 동안 주고받은 이야기 중에 지금은 가진 게
없어서 잘해주진 못하지만, 살아가며 원금에 이자까지 처서 다 값아준데요.
그때의 일이 불현듯 생각이 나서
이 아침 원금이나 다 받았나? 아니면 작지만 이자도?
생각을 정리해 보다가 언젠가 읽었던 글이 생각이나서 되돌아 보니,
욕심 많고 심술궂은 늙다리 아줌마가 마음 가득 차지 하고 앉아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안 그런 척 착한 척 너그러운 척하면서, 손해 보지 않으려고
늘 약게 계산적으로 아등바등 살아오지나 않았을까?
닦아내고 닦아내도 끼이는 마음속 먼지
쌓여서 굳어지기 전에 자주자주 닦아야 할 것 같습니다.
2001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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