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30. 06:12ㆍ살아지는 이야기/삶과 일상
얼마전 결혼한 사촌동생 큰 딸 아이 답례 예물로 보내온
면카페트 포항 동생이 찾으려 간다기에 우리꺼까지 부탁을 했다.
동생은 몇년전부터 명절을 자연휴양림에 방을 예약해두고, 그곳으로 모여 명절을 보내곤 한다.
장가간 큰 아들과 미혼인 막내 그리고 시동생들과 함께 모여 2틀이나 하루를 묵고, 그곳에서 곧장
각자의 보금자리로 출발한다네요.
그래서 오래는 머물수 없고 잠시 들려 예물만 전해주고 시간에 맞춰 도착을 해야하니 곧장 출발해야 한다.
그래도 그게 어디에요. 평소에 자주 볼 수 없는 동생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다는게 좋지요.
우리도 그렇게 해보고 싶지만, 아찌가 영 요지부동....
좁아도 어쩌겠어요. 그냥 지지고 뽁으며 지낼 수 밖에...
그래도 다행인것은 딸아이만(일가친적이 없이 단촐한 시댁) 오랫동안 모셔온 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후 부터는 명절을 친정으로 내려와서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참 좋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휴가 시작되자 우리 출발해요. 라는 메시지를 보내오곤
중간 지점쯤 여긴 어디에요. 하고 보고도 하고, 집 가까이 왔다며, 곧 도착한다는 카톡도 왔다.^^
다행인 것이 또 있다.
동생과 딸아이가 도착시간이 거의 같아서 만나볼 수 있나는 것.
역시 예감대로 딸아이와 동생(이모) 이모부의 만남이 이루어졌지요.
잠시동안의 만남은 얼굴도장만 찍고, 서운한 이별로 마무리....
서울 막내아들은 3째 임신을 하였다기에... 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자연유산이... 그래도 힘들것 같아 내려오지 말라 하였더니, 괜찮다며 내려온대요.
하긴 시댁뿐 아니라, 친정도 대구에 있으니 당연 내려오고 싶겠지요.
조금 덜 밀릴것 같은 추석당일 새벽시간에 그때가 가장 소통이 원활하다기에... 그렇게 하라 했습니다.
구미 큰 며느리도 추석당일 아침 일찍 내려온다기에 그러라고 했다.
큰아들은 볼일이 있어 토요일 대구로....고종사촌들과 함께 지내기위해 민지도 아빠따라 미리 왔다.
저녁무렵에 못 믿어웠는지, 아님 마음이 불편했는지, 큰며느리도 두어가지 반찬을 준비해서 큰손자랑 함께 도착.
큰방은 큰아들가족, 그리고 작은 방은 딸아이 가족, 우린 거실겸 방으로 쫓겨(?) 났다. ㅎㅎㅎ
추석당일날 아침 먹기전 도착할 수 있겠지 하였던 막내가 도착하려면 아직도 좀 더 걸려야 할것 같아서...
우리끼리 먼저 아침을 먹기로 하고 준비...딸아이가 가져온 갈비 큰며느리가 찜을 해 먹자고 하기에 그러자 하였지요.
에궁 어쩌다보니 갈비가 덜 익은듯하여, 점심으로 돌리고 준비한 음식을 차려 아침을 먹었다.
막내가 빠져서 서운하였지만, 그런데로 아침을 편하게 먹었다.
조금 있으니 도착...
아침을 챙겨주고, 온 가족이 다 모여 행복했지요.
흐미, 좋긴한데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막내손자들의 천방지축
큰 손주들은 잠시 잠깐 얘기를 나눈후 조용(스맛폰으로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네요...ㅠ.ㅠ)
점심을 먹은 후 커피타임 그리고 후식까지 먹은 후 큰 며느리가족은 친정으로
딸아인 하루 더 묵고, 월요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간다하고,
막내가족은 하루만 묵고, 월요일 아침 후 처가에 들려 하루 더 묵고, 담날 아침일찍 떠난다 한다.
복닥복닥... 아직 말귀도 채 알아듣지 못하는 막내집 막내손자...
칭얼대고 고함치고 울고, 정신을 쏘옥 빼 놓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촌누나들이 봐주면 금방 조용해지네요.
안먹어서 속을 태운다는 래건인 내려와서는 잘 먹네요.
집에서 주는 밥량 그대로 주어도, 뚝딱하고 더 먹을래요. 그리곤 또 더요. 한다.
잘먹어주어서 참 좋다.
말도 잘 듣고 스스로도 잘하네요.
"이젠 이빨딲고 자야지" 하면서 화장실에도 혼자가고...
평소엔 안 하려 애를 먹인다는데,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잘 보이고 싶었나봅니다.
안그래도 이쁘고 대견한데, 이쁜 행동까지 하니 어찌 아니 이쁘겠어요.
역시 꽃중의 꽃은 人花인것 같아요.^^
큰아들가족이 자고간 큰 방에 막내가 차지
딸아인 작은 방에서 좁지 않느냐 하니 괜찮대요.
하긴 시댁이 아닌 친정이니 저도 좋겠지만, 나 역시 덜 미안하네요. ㅎㅎ
사위에겐 좀 미안했지만, 워낙이 마음이 넉넉하고 말이 없는 사위라 듬직하고 좋다.
하루는 큰아들과 딸, 둘째날은 막내아들과 딸, 이렇게 이틀밤이 후딱 지나갔다.
그렇게 보낸 이틀이 제겐 꿈같이 지나갔지요.
어떻게 보낼까 염려하고 걱정한 일이 허사가 된것 처럼....
막내며느린 어제 내려오느라 피곤도하였겠지만, 막내아들이 껌딱지처럼 붙여서 더 힘들었을것 같아...
밤새 잠을 설치는듯 하던 남편도 곤하게 자는것 같아서... 살금살금
졸린 눈을 뜨고 나온 막내며느리에게 말했지요.
"내가 챙겨줄테니, 걱정말고 더 자"
"그래도 돼요"
"그럼 돼고말고"
이른 아침을 챙겨 딸아이 식구만 먼저 먹게하였다.
그리고 커피까지 챙겨 주고는 떠나보냈다.
허전하다.. 좀 더 함께 하지 못하여....., 그러나 홀가분하다는 마음은 뭘까??ㅋㅋ
이젠 막내만 떠나보내면 올해의 추석 일과는 끝.
흐미.... 이때부터가 전쟁의 시작이었다.
래건이랑 래훈이랑 장난감을 서로 갖겠다고 다투고 울고 불고, 쌍 싸이렌이... 아고고 우짤꼬
할머니가 달래는건 효과가 무
엄마, 아빠가 달래도 역시... 결국은 아빠가 매를 들고 작은 방으로 래건일 대리고 들어갔다.
래건아 뚝. 아빠 매 들었다.
괜히 아이 때릴까봐 맘이 조마조마...
때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금방 상황종료.
매는 무서웠나보다. 래건이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도 가만히 있네요.
래훈인 막무가네... 매를 들면 더 큰 소리로 운다.
아직 말이 통하지 않은 어린 나이라 그런가보다.
딸아이 보내놓고 곧장 아침을 먹었기에 다행이지, 안 그럼 밥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뻔 하였다.ㅎㅎㅎ
아무튼 처가로 가기전까지 내내 전쟁통...
금일봉을 주고 받고 떠나 보낸 후 발걸음이 가벼운건
아무래도 난 엄마 자격도 시엄시 자격도 미달인것 같다. ㅎㅎ
오늘은 연휴 마지막 날...
본 식구만 남아 단출하지만, 난 이런 내 삶이 좋다.
둘만의 생활에 익숙해서 북적이는건 하루 이틀은 몰라도.. 힘들다.
떠나 보낸 아이들 전화와 문지와 카톡이 그동안의 고생(?)을 위료해주는듯 하네요.
무사히 보낸 2015년 추석을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하나 못한게 있네요.
슈퍼문 달을 보지 못하였다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