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5. 06:05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여보세요"
"어머님 저에요."
"응, 그래, 잘 있었니?"
"네, 어머님도 편안하시죠."
"그래, 다른일은?"
"다른 일은 없구요. 그냥 안부전화 했어요."
"요즘 래규랑 넌 어떻니? 비염은 나았니?"
"아니오, 어머님 그냥 그래요. 래규도 콧물 아직도 흘리고... 병원에 다녀도 잘 안나아요."
"그래도 열심히 다녀라....그긴 춥지..."
"네, 대구보다 훨씬 더 추운것 같아요."
"그래 조심하고..."
"오늘은 어디 안 나가셨어요?"
"응, 오늘은 그냥 집에서 보냈다."
"그럼 아버님도 계시겠네요?"
"응, 계셔, 아버님 바꾸어 줄까?"
"아 아 아니에요. 어머님 그냥 편안하신가 여쭈어 봤읍니다."
이구~~~손까지 흔들며 당황해 하는게 보이는것 같아요.
며느리사랑은 시아버지라고 하든데...이렇게 어려워 해서야~~~
하기야 언제나 속으로만 간직하고 밖으로 품어내지않는 시아버지.
시아버지의 속깊은 사랑을 알 수 는없겠지요.
늘 두렵고 어렵기만 하겠지요.
그런 아버지를 아들, 딸들도 어렵고 두려워 하는데...
하물며 새아기야 말해 무엇하리오.
"어머님 여기 재개발 들어가지 싶어요."
"정말! 그럼 언제쯤?.........그렇게 빨리...."
"네 빠르면 내년 봄, 늦으면 가을쯤..."
"겨우 이사 다 해놓고 힘들었는데....또 하게 생겼어요."
"그래 우짜노? 그래도 순리대로 해야지..너무 속상해 하지마라..."
"네, 어머님 만약 이사해야 된다면 이사비용하고 다 내 준데요."
"그래 다음엔 너도 그기살고 하니 잘 알아보고 확실한 집 얻어서 이사하자..응"
"예, 어머님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이사는 가야하고 전셋집을 못 구해 애쓰다가 마침 적당한 전셋집이 있어서...
대구에서 안양 호계동으로 옮겨더니 결국 말썽을 부리는것 같아요.
이사가기 전부터 조마조마 하드니....결국....
"어머님 요즘 그 사람 집에 잘 안들어와요."
"참, 안그래도 물어 보려구 했는데...왜? 요즘도 일이 많아 늦께까지 작업한데..."
"네, 어머님 혼자서 자려니 무서워요."
"문단속 잘 하고 자거라. 일이 많아서 못들어온다는데..어쩌겠니..."
함께 식구끼리 다정하게 매일 보며 살라고 이사 보냈더니,
간혹 이산가족처럼 그렇게 지내기도 하는가 봅니다.
으앙!!! 앙~앙~~~수화기를 통해서 손주의 울음소리가 들려서....
"얘야, 그만 끊고 래규봐 줘라 막 우네..."
"네, 어머님 괜찮아요."
"그럼 수화기 래규 귀에 함 대봐라"
"네"
"여보세요!! 여보세요!! 래규야 안녕!!"
"앙!~~앙~~...으.....이........................."
"래규야 까쿵, 까꿍, "
".................................."
"래규야 엄마 말 잘듣고 있어야지 그래야 착하징~~~"
"으앙!~~~앙~앙~~~앙~~~"
한참을 이상한 소리가 들리니까? 어딘가? 하고 가만히 있다가 다시 울기 시작해서....
"얘야 안돼겠다. 그만 끊고 래규봐 줘라"
"네, 어머님 그럼 편안히 계세요."
찰칵!~~~~이렇게 우린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았습니다.
전화비 많이 나올라, 담에는 내가 해야지......
누가 함 어때요, 서로 잘 있는지 알고 소식만 주고 받으면 되지요.
그래도 간혹 '잉~~전화를 안해, 시부모님 잘 계시는지, 안부도 안물어!~~'
이런 맘이 들때도 있답니다.
히히~~~시어미 심퉁인가봐요....이런게.....
하기야 옛말에 그러대요. 하루에 세번씩 하늘에서 내려온대요.
시어머니 심술이......후후~~눌려 참고 잘해줘야지 하면서도
조금만 빈틈이 생기면 비집고 올라오는 심술보(?)
싹부터 싹뚝 잘라야 겠습니다.
내 자식도 미울때가 있지요.
아직도 서로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미운정 고운정 다 들고 나면 점점 더 친숙해 지며 편해지겠지요.
그동안 내내 서로 조심하며 노력을 해야 겠지요.
안부전화 올때만 기다리지 말고, 나두 하며...
내가 어른인데....자식이 해야지...하며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하고, 또 어쩌다 오는 전화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야지요.
이쁘게 보려면 모든 게 이쁘게 보여지며,
미웁게 보려면 또 끝없이 미운 게 고부사이지요.
며느리가 미우면 발 뒤꿈치도 계란같이 생겨서 밉다고 하잖아요.
어머나 계란처럼 반들반들 이쁘게도 생겼네 이러면서 전 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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