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구 문학제(제 29회 글과 그림 展)

2020. 12. 15. 06:49갤 러 리/예술작품

 

소재지 :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당동 187

 

[2층 11전시실 출입구 전경]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하여 말씀 드립니다.
제가 이 전시를 갔을 때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나오지 않았던 8월 초경에 다녀왔습니다.

 

[2층 11전시실 출입구]

 

방문객의 이름과 사는 곳 핸드폰주소를 적고,
마스크도 착용, 손소독도 하고 그리고 나서야 전시장으로....


8월에 담아온 사진을 어찌하다 보니 이제야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안심하시고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2020 대구문학제 제29회 글과 그림 展]

[출입구에서 담은 정면 전시실 내부 전시 작품 전경]

 

전시실을 들어서니 빽빽하게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작품 한작품 담기에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전체의 전경과
그 중 몇 몇 작품과 옮겨적은 글로 대신합니다.


감상해 보셔요.^^

 

[출입구쪽에서 담은 좌측 전시 작품 전경]

 

봉숭아 / 김숙이


그 날,
꽃잎 빻아 무명자에
아주까리 잎으로 싸맨 채
잠들었다


그 해,
첫 눈 올 때
인연으로 물들여진 세상


길섶 울타리에
마주치는 맵시
씨앗 되어 여물어
온몸으로 스며들고

 

 


팬지꽃 / 나 숙


못난이 팬지꽃이
나만 보면 웃네
새까만 눈과 커다란 입으로
꼭 나만 보면 웃네


내가 딴전을 피우다 힐끗 돌아보니
아직도
나만 바라보며 웃고 있네

 

[출입구쪽에서 담은 우측 전시 작품 전경]

 

제비꽃 / 박방희


산사람도
넘기 힘든
얼음 산


봄은 맨발로
넘어왔다

 

 


찔레꽃 / 임향식


소복소복 속마음 내려놓고
흔적 없이 사라진
절벽 아래 피었던 하얀 찔레꽃


봄은 또 백지로 남아
지워진 길 위에 줌을 당겨도
클로즈업이 안 되는 시간 너머


지금 어디 있나요?

 

[전시실 내부 전시작품 전경]

 

참외 / 윤상화


참외를 깎는다
과거를 벗기듯


참외를 한입 깨문다


그리움 진한, 노오란 추억의
그해 여름 달콤한 향기가
입안 가득하다

 


 

파꽃 / 문근영


올봄에도
파들이


단체사진을 찍나 보다


해님을 향해
일제히
추억을 추켜올리며


파, 파, 파,
파이팅!

 

 

홀로움 / 장현칠


외로워서 외롭다려니
꿀꺽 삼킨 잘못들이
근심 띤 눈빛을
내려주고 덮어주어
잠깐씩 깊은 잡에 듭니다.


하도 고마워
자꾸만 솟구치는 눈물에게


홀로도 풍요롭고 기뻐할것을
낮은 목소리로 약속합니다.

 

 

희망 / 권기임


절망과 원망속에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넘어진 이유는
일어나는 연습을 하기 때문이고
불행한 이유는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함이다

 

[전시실 내부 전시 작품]

 

우산 쓴 코스모스 / 권대자


길가에 코스모스
바람에 살랑살랑
실같이 가느다란
잎줄기에 간들간들


빨간 하얀 분홍 우산 쓰고
쓰러질듯 쓰러질 듯
비바람에 무용하는
예쁜 코스모스

 

 


누가알겠소 / 황손순


멀리도
가까이 하기도
어려워


멀어지면 허허롭고
다가서면
괴로워


산도
변덕이
죽 끓듯 하니


이보시게
가랑잎 같은 앞날
누가 알겠소


그냥
못물에 산 그림자나 만들며


허물없이
뒹굴뒹굴 굴러갑시다
저 구름처럼

 

[전시실 내부 전시 작품 전경]

 

봄 / 장하빈


네가 봄이었으면 참 좋겠어


봄은 말이야
보고 싶어하는 이에게 꽃 안아름이고 오거든

 

 


길 / 이은재


아침에 열리고 저녁에 닫히는
저 길 끝에는
누가 기다리고 있기에
길 안에 들어서면
가슴이 뛰는 것이냐

 

[전시실 내부 전시 작품 전경]

 

연등 공양 / 박영선


봄바람 살랑거리는 등을 타고
어머니, 아버지 손을 잡고
오색 연등 사이로 오셔요.


산빛으로 오셔요.
맑은 바람으로 오셔요

 

 


감자 / 권영숙


비닐 봉지 속 묵은 감자
쭈글쭈끌한 얼굴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고은 싹 내밀었다


쪼그라든 젖 빨고


어미 살 파먹으며
하늘로 오르고 있다.


자신의 몸 다 언재
누워있는 감자는 어머니
어머니의 티눈 하나
나도 감자었다


꽃대궁 하나 올려
바람에 흔들리는
흔들리는 어머니

 

[전시실 내부 전시 작품 전경]

 

오늘도 걷는다 / 이행우


쳇바퀴 따라
열심히 걷는다


어제 갔던 길
오늘 다시 걷는다
앵무새 소리 휘파람 불며
어제를 밀어내듯
오늘을 간다


다람쥐의 쳇바퀴

 

 

 

수성못 / 이유환


수성못에는
산이 살아 있어 좋다
무거운 산들이
물 위에 떠 오르고
닭들은 홰를 치며 문을 연다
수성못 물이
반짝이며 홀연히 떠날 때
작은 성들은
까치집으로 들어가고
저녁놀은
허공에 푸드득거리다
초승달을 낳았다

 

 

능청이라니 / 김용주


막무가내 살을 집어
비틀어 버릴까나


부등켜 해를 안아
저리 굽은 등허리


아뿔싸
는개로 감싼
고불매 능청이라니

 

 

그 여름, 청춘 / 심정숙


그때는
푸르게 탈 수 있었다


붉음보다 더 붉게
지치지 않고
푸른 강을 걸었다


가슴에 불을 지피고
하늘보다 이쁜 마음으로
싱싱하게 춤을 추었다


그 여름은
눈믈로 초록으로
꽃이 되어 피었다

 

[전시실 내부 전시 작품 전경]

 

약풀 / 홍준표


모르면 잡초 알면 약초
당신이 그렇다는 거다
어디에도 없다 해놓고 어디에도 있는 당신이니까
흔한 것들 속에 흔하게 섞어
소중해 보이지 않아 잘나도 보이지 않아
가을비에 씻겠다가, 눈 속에 묻혔다가
흩어져 있든지, 모여 있든지
드러나지 않든지, 눈에 띄든지
알면 잡초, 모르면 약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