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7. 05:54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손주 백일 2탄을 또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나서 자는 아긴 며늘아기한태 안기고
전 또 운전석에 앉았답니다.
아래위 오는차 있나 열심히 살피며 조심조심 도로에 진입했지요.
"어머님 저 아기 백일사진 찍어야 하는대요?"
"응 그래 그럼 어디가서 찍을래?"
"경산시장으로해서 옥산들어가는 갈림길에 사진관이 있어요."
"그래 알았다. 그럼 그리로해서 갈께"
에공 저녁 퇴근시간이 겹쳐서 꼼짝을 못하고 막히는 길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 나아갔지만, 어느새 해가 니웃니웃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어갔습니다.
옆자리 울아찌 휠끔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서 가까운 사진관에서 찍으면 될탠데...쯔쯔...."
갑짜기 분위기가 착 갈아앉아버렸어요.
래규도 차안이 좁아 불편한지 보채기 시작하고
이쿵 클났네요. 어쩌면 좋아요.
며늘아기 눈치 짝꿍눈치 여기저기 마음써야하는 내 마음은 먹구름
"여보 래규가 제법 옹앙이도 잘하네요...그죠."
"여보 래규 안 본사이 많이 컸지요."
"얘야 래규 요즘은 잠트집 안하고 잘자니??"
이구구 속상해 나만 혼자서 분위기 잡느라 온갖 이야기 다 했답니다.
잘 못 들었는지...잘 알아보지도 않고 왔는지...사진관을 못찾아 헤맸습니다.
이곳 저곳 기웃거리고.....큰아들 드디어 터지기 일보직전
"아 어머님 저기에요."
하길래 한쪽으로 차를 주차시켰지만, 쳐다본 간판엔 웨딩사진 전문점....
어머, 심상찮아....큰아들과(아기아빠) 둘이서 올라가보았지만,
에공 문까지 닫혀있내요.
"으이!! 잘 알아보지도 않고 한번 혼나야 해!!!"
"얘야 잘 모르고 그랬겠지...내려가서 모라구 하지마라..알았제.."
".....예...잘알아보지도 안하고 에이 속상해...."
"아버지 아시면 더 혼나니까 모른척 해라 알았제..."
아들과 둘이서 말을 맞추었답니다.
그러나 아들은 속이 상한지 내내 궁시렁 되네요.
"여보 웨딩사진 찍으려 가고 없어요."
"백일사진 돐사진 찍는곳이 아닌것 같은데...??"
"아니에요. 찍기는 찍는데...웨딩사진 찍으러가고 없네요."
이렇게 거짓말을 했답니다.
아니면 그다음에 벌어질 사태는 난 책임 못지니까요.
"어머님 좀더 가다보면 애기사진 전문으로 찍는 곳이 있어요."
"그래 ...어딘대??"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좌측에 있어요."
"어머님 저희들 그곳까지만, 태워주시고 그냥 집으로 가세요."
미안해서 며늘아긴 이렇게 말했지만, 어떻게 그렇게 하겠어요.
다시 운전해서 그곳으로 찾아갔습니다.
좌회전이 되지 않는곳이어서 직진으로 한참을 더 올라가서 턴해서 되돌아왔지요.
들어가 보니, 어머나, 스트디오가 엄청 크더군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애기 백일사진 찍으려구요."
"그러세요. 이리로 오세요."
한쪽옆 방으로 안내하기에 들어갔드니, 양쪽 벽쪽으로 아기옷들이
한복 파티복 딱정벌래같이 생긴 옷 등등 옷들이 쭉 걸려있었습니다.
"아기 옷 벗기세요."
"왜요??"
"다른 옷을 입혀서 찍거든요."
난 그냥 아기사진 한장 그리고 아기랑 부모랑 함께 한장 이렇게 찍는 줄 알았지요.
며늘아기도 그렇게 생각했나봅니다.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드니, 이내 시키는 대로 하드군요.
갈아입히는데...한참 찍는데...한참....또 다시 갈아입히고...
찍고 한가지 옷을 입고도 여러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곤 홀라당벗겨서 누드로 한장 소쿠리안에 아길 넣고 또 한장
이궁 이건 백일사진이 아니라 실랑신부 실내촬영하는것 처럼 그렇게 찍드군요.
듣도 보도 못하였는데...이렇게도 백일 사진을 요즘은 찍는다고 하네요.
"여보 울친구도 손주돌사진 백일사진 이렇게 찍었다고 하드니, 요즘은 다 그런가봐요."
하곤 괜히 거짓말도 하였답니다.
나두 이렇게 요란하게 찍나? 하고 은근히 속이 상해오는데..옆지긴 더 할것 같아서....
"더운데 당신은 나가서 있어요."
하고 옆지긴 바같으오 나가라고 해놓고 접수보는 아가씨에게 가만히 물어보았습니다.
"저렇게 찍으면 얼마에요?"
"사진 크기에 따라 달라요."
소형 중형 대형 이렇게 셋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중간것으로 물어보았답니다.
"이건요?"
"이건 5만원이에요."
액자에 넣어서 한개 조금 작게 2개 나머지는 보통사진크기로 빼준대요.
생각보다는 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도 요란하게 찍기에 엄청 비싼가 했지요.
찍는 공을 생각하면 전 한 10만원정도 하는줄 알았거든요.
스트디오 안에서 벗었다 입었다 잘 참는것 같드니, 드디어 터졌네요.
으앙!!~~앙앙~~
겨우 달래서 마지막 으로 엄마아빠 아기 세식구 다정하게 찰칵 그리곤 끝. 이쿵 힘들어
"어머님 이젠 다 찍었어요."
새아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개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주었답니다.
시어머님 차로 편하게 오려다 오히려 마음은 더 불편했을것 같네요.
"어느것으로 할래"
"저거로 할래요."
며늘아긴 젤 작은것으로 가르킵디다.
(혹 가격을 몰라서 그런가 하고 나도 처음엔 엄청 비싼줄 알았거든요.)
"얘야 저건 35,000원 그다음 5만원 그다음 7만원이래"
"어느것으로 할래?"
다시 물었지만, 젤루 작은것으로 한대요.
돌사진 찍을때 좋은것으로 한다면서 젤 작은것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9일날 찾기로 하고 며늘아기 집까지 태워주고
그때서야 오늘의 임무를 끝내고 우리들의 집으로 돌아왔지요.
휴유~~할미노릇하기도 힘들어 며느리 노릇 할때가 그리워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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