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며느님~~*^_^*

2015. 8. 15. 05:46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새해 새벽 아침 부엌에 들어가며
오잉@!@~~이게 뭐야??

 

며늘아기가 어제 저녁을 먹고 나서 설거지 마치고
아이 둘이 자고 있으니 E 마트에 눈요기하려 가고 싶다고 한다.

속으론 좀 못마땅했다. 섣달 그믐날 밤에 캄캄한데..
아무리 가깝다고 하지만, 가려고 하나??

큰아들은 살 것도 없는데....그런 곳엔 왜 가??
동네 한 바퀴 돌아온다면...운동 삼아 가지만,
그곳까지는 싫다며 따라가지 않으려 하고
막내아들은 형수님 죄송해요. 오늘 온종일 돌아다녀 피곤해서....


둘에게 다 퇴짜맞고 그물그물 잠오는 눈을 겨우 참고 있는
시엄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혼자서라도 갔다 온다고 한다.
특별히 살 것도 없으면서...하는 맘이 없지는 않았지만,
언짢은 마음을 감추고 너무 늦지 말고 다녀오라고 했다.

그러나 혼자서 가는 며늘아기 난 참 신기했다.
나 같으면 가지 않겠는데...그냥 편하게 잠이나 잘탠데, 하고 생각했는데...
이걸 사려 갔다 왔나보다.

부엌가득 늘려있는 그릇 건조대
예전부터 쓰던 철사에 흰색 비닐을 입힌 건조대가 이젠 낡아서
흰색 비닐이 벗겨져 녹슨 철사가 나와 녹물이 군데군데 묻어있어
보기 싫어서 몇 번씩 싱크대 파는 가계를 가보았지만,
구식이라 치수에 맞는 물건이 없다기에 포기하고 그냥 지내고 있었는데....

 

 

올때마다 그게 눈에 걸렸나 보다.
맞는게 없으니, 조금 작은 것으로 양쪽 조금씩 비지만, 사왔나 보다.
설치를 하다 아이들이 울고 하니 그냥 들어가서 아기 재우다 잠이들었나보다.


설치하다 만 건조대가 반만 걸려있고 부엌바닥엔 상자랑
녹 쓴 먼젓번 건조대가 버려져 있었다.
우선 이것저것 버릴 건 버리고 치우고 있는데....
며늘아기가 들어왔다.

"얘야 어제 이거 사려 갔다 왔니? E 마트에??"
"예........너무 더러워서요."
"그래 고맙다."

둘이서 나사못을 박는다고 씨름하고 있는데....다시 큰아들이 들어왔다.

"뭐하세요??"
"뭐해??"
"이거 좀 돌려주세요."

나사못을 드라이버로 돌렸지만, 단단한 나무를 뚫긴 힘들었나 보다.
며늘아기가 얼른 드라이버를 아들(남편)에게 주며 이쪽으로 조금 더
안쪽으로 하고 주문을 한다.


"손도 들어가지 않는데 어떻게 해!!"
아고 아비나 자식이나 똑같다.
들어가 어서 우리끼리 할께..하고 쫒아버렸다.

여자 둘이서(며느리랑 시엄니) 둘이서 씨름하다
결국은 3개씩 박아야 하는 나사못을 한쪽에 2개씩만 겨우 박고, 우린 서로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치우고 닦고 그릇을 씻어 엎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렸다.


떡국 끓일 국물을 올려놓고 아침준비를 하며 은근히 속 상해했던
어젯밤 일이 미안스러워 며느님을 보고 빙그레 미소로 답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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