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7. 05:50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어머님 백일 어떻게 할까요?"
"왜 백일 하고 싶어?"
"아니요, 어쩔가 하구요...."
"백일은 그냥 우리식구끼리 식사나 하면 안되겠니?"
"그렇게 해요. 어머니..."
"그래 백일은 그냥 우리끼리 지내고 돌날 하기로 하자"
새아긴 첫아기고 첫 마음이라 무엇이나 다 하고 싶겠지만,
그래도 그 마음 접고 내 뜻을 따라주려고 하니 이쁘고 기특했어요.
우린 그렇게 하기로 서로 뜻을 합쳤답니다.
"얘야 백일 어디서 할래?"
"그기서(며느리집) 아님 여기서(우리집)??"
"어머님 집에서.....하려구요. 저 식당에서 사먹었으면 하는대요."
"래규도 보채고, 음식도 못할 것 같아요."
마음 한 구석에선 젊은것이 벌써 편한것만 찾고, 하는 미운마음도 있었지만,
저 혼자 일하라고 둘 수는 없잖아요. 함께 해야하니까...
나두 싫어서 그렇게 하자고 하였답니다.
에고 우리때는 어림도 없었는데...시엄미 심통이 올라오려고 하네요.
다시 이쁘게 봐줘야지 하고 불편한 마음을 눌렸습니다.
우리식구만 식사를 한다곤 했지만, 그냥 있기가 그렇잖아요.
첫손주며...할머니 할아버진대...금방에 들려 대나무 무늬가 그려진 순금반지 한돈을 샀습니다.
그리곤 나에겐 손주 며느리에겐 아들이지만, 키우느라 힘들었기에
이쁜 꽃수가 놓여져 있는 메이크 원피스 며느리 주려고 하나 골랐습니다.
(마침 세일하기에...)
딸아이랑 옆지기랑 셋이서 며늘아기 집으로 가서 며느리랑 손주랑
아기아빠태워 자인가기전 좌측 길가에 있는 운문산맥에 갔습니다.
언젠가 아기 낳기전 이곳에 대리고 와서 고기를 사주었드니, 맛있어하기에...
조금 이른 시간이여서인지 손님은 아직 없었습니다.
며늘아기 편하게 고기 먹으라고, 아기는 내가 봐 주었지요.
"어머님도 잡수세요"
"아니, 난 안 먹을래....점심때 먹은게 소화가 안되서 배가 불러..."
"그래도 조금이라도 잡수세요."
"엄마도 잡수세요."
"당신도 먹어"
"아니오 됐어요. 배가 불러서 싫어요."
온식구가 먹지 않고 아기만 보고 있는 날 보고 이렇게 말했지만,
배가 불러서 싫다고 했지요. 사실은 배도 부르긴 했지만,
모처럼 며늘아기 편하게 먹게하기 위해서....
이런 내 맘 저 애는 알아줄까?
아니 모르겠지...예전의 나두 그랬는걸요.
알때쯤 되면 전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닐껄요.
손자가 커서 장가보내 며늘아기 본 후에나 시어머니 심정을 해 아려 줄까??
나 역시 이 나이가 되어서야 이제야 조금쯤 어머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날 시집 보내놓고 늘 노심초사 하시던 친정 엄마 마음도요....
그래도 맛있게 먹고 있는 새아기를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흐뭇했습니다.
아기 키우느라 힘들어서 먹는둥 마는둥 하였겠지요.
예전의 나처럼.....
"어머님 저 저녁 잘 먹으려고 점심은 조금밖에 안 먹었어요."
이그...고기 사준다고 했더니 저녁때 잘 먹을려고 점심도 덜 먹었다네요.
"얘야 담에는 그러지 마라 너무 배가 고파도 못 먹어..."
이렇게 말은 했지만, 측은했어요.
내 눈엔 서툰것도 많지만, 저대로는 잘하려고 신경을 쓰거든요.
살림 아끼느라 먹을것도 잘 못먹나하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짠했다.
자꾸만 보채는 아기를 얼른 업고 밖으로 나왔다.
혹시나 보채는 아기가 신경이 쓰여 며늘아기가 편하게 먹지 못할까봐
밖으로 아기를 업고 나왔다.
등뒤에서 손주는 코오 자고 식당주인이 오시더니,
"외손준가봐요"
"아니요. 친손주에요."
후후~~며늘아기 저녁 편하게 먹게하기 위해 아기 업고 나왔더니,
친정엄마로 보네요.
시엄마는 그렇게 안한다구요. ㅎㅎㅎ
"아버님 어머님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이렇게 인사도 받고 아기 백일사진 찍으려 갔습니다.
백일사진에 얽힌 얘기는 낼 아침에 다시 올리지요.
이쿰 무신 백일사진이 그려
궁금해도 낼 까지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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