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4. 05:37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막내아들이 초등학교 2~3학년때 일이었습니다.
그때 막 서예를 배우는 친구형에게 한자를 배우기 시작한 막내아들이 하루는 집에 와서 씩씩하게 말하는거에요.
賢母良妻(현모양처)와,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도 안대요.
안 배웠지만, 뜻 풀이 할수 있다고 신나게 자랑하기에 물었지요.
"뜻을 안다고 뭔대??"
"현모양처란, 현명한 어머니와 양쪽의 처다~~~"ㅋㅋㅋ
"맹모삼천지교란, 맹자의 어머니가 삼천리를 가르치며 가다."
흐미~~어쩔꺼나~~~ 지금은 대학교 졸업반인 막내가 풀이한 한자성어랍니다.
푸하하하하, 우히히히히, 헤헤헤헤
우리식구 웃느라 정신없었지요.
에고 우짜면 좋아요.
그래도 세월은 흘러 이젠 그때일을 말하면,
아니라고 전혀 자긴 안그랬다며 오리발 내밀며 모른다고 북북 우기지요.
그래도 어질현(賢) 어미모(母) 아내처(妻)자는 분명히 알았잖아요.
또, 孟母는 맹자의 어머님이란 것도...
석삼(三) 갈지(之) 가르칠 교(敎)자 도..지 맘대로 풀이해서 글치요.
우린 그래도 기특하든대요...모
조금씩 아는 한자의 뜻을 섞어서 풀이한 해석이...
넘 기발해서 우린 지금도 그때의 일을 이야기 하며 가끔씩 웃음짖곤 합니다.
가족은 늘 함께 해서 비슷한 공통의 추억이 많은거지요.
우울하고 짜증이 날때도 이렇게 지난 일들을 추억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 아들이 자라서 이젠 대학 졸업후 나아가야할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답니다.
사회가 안정되지 않고, 경제가 불안정 하기 때문이이지요.
자격증 시험도 보고, 토플시험도 치면서...... 앞날을 준비하지만 요즘같이 어려운 시대
차라리 I.M.F. 처음 터질 때 보다 더 못하다고 하네요.
서울 살림 날 아들도 걱정, 졸업할 막내도 걱정... 적령기에 찬 딸 결혼도 걱정.....
걱정을 하려구 들면 한이 없지만, 오늘도 전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기로 했습니다.
걱정한다고 더 잘 되지도 않으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될일이 않되지도 안찮아요.
오히려 이런 부모의 걱정하는 모습이 우리아이들을 더 외롭고 괴롭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냥 편하게 지켜봐야지...... 그리곤 도움을 청할땐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고 싶답니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줄수 있는 최대의 선물은... 믿음이며,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이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잘 이해해 주며 고통을 함께할 자세로 기다려 주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치고 힘들때 생각나는 편안한 부모가 되어줄수 있었으면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려 줄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어주었으면 하는게 제 바램이랍니다.
내가 이런 부모가 되었으면 하기보다는
자식들이 그렇게 생각해주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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