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11)
-
산 굽이 돌아
산 굽이 돌아 / 초아 박태선 한낮의 오수가 머물고 있는 산 굽이굽이 돌아 녹음 짙어진 산길을 오르면 산새 소리 풀벌레 소리 적막을 깨트리고 소나무 등걸 기대 잠시 땀을 식히며 바라보는 산속 풍경 철없던 어린 소녀 해맑은 꿈 연초록 잎에서 물결친다. 산속 적막한 암자 햇볕 아래 온몸 맡긴 채 해맞이 하고 처마 끝 풍경소린 저 혼자 신이 났네 염불 소리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법당 아래 서면 비질 깨끗한 넓은 마당 귓가를 간질이며 달아나는 바람. 어느 먼 나라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자연의 교향곡을 들으며 되돌아오는 길 마음마져 평화로워라 [상황문학, 동인집, 2008년, 통권 제6호, 발표작]
2016.03.15 -
일상의 행복
일상의 행복 / 초아 박태선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나 옆자리 편안하게 잠든 당신 모습 들여다 볼 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밤새 기다려준 사연이 '메모가 있습니다.' 하고 알려 줄 때 정다운 사람들의 메일과 낯선 이의 메일을 받고 누굴까? 설레며 열어 볼 때 그리운 이에게 흐뭇한 마음 담아 답장을 쓸 때 낯선 이의 글에 메아리로 화답할 때 화창한 공휴일 아침 서로 일부처럼 되어버린 당신과 한가로이 한 잔의 coffee를 마실 때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작은 친절에도 크게 기뻐하는 상대방을 보았을 때 모르는 사람과 우연히 눈맞추고 서로 빙그레 마주 보며 웃음을 머금을 때 이 모든 게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상황문학, 제 6집, 2008년, 발표작]
2016.03.14 -
송년의 밤
송년의 밤 / 초아 박태선 한 줄 선을 긋고 스치듯 떨어지는 별똥별 찰라의 순간 간절한 소망 가속이 붙은 세월 어둠 저편으로 겹겹이 껴안아도 허전한 가슴 애타하지 말자 사랑하는이여 서둘려 용서를 구하고 앞서서 화해를 하자 먹구름 물려가면 햇빛이 비취듯 다시 밝아오는 새해 새로운 마음 새로운 각오 마지막과 출발점의 갈림길 [월간 모덤포엠 2008년 3월호 발표작]
2015.12.31 -
보슬비
보슬비 / 초아 박태선 종일토록 하염없이 내리는 비 그리움도 종일 내리네 비는 습기로 내 몸을 적시고 서러움은 안개처럼 마음을 적신다. [월간 모덤포엠 3월호(2008년) 발표작]
2015.12.30 -
나의 기도 15
나의 기도 15 / 초아 박태선 앉으나 서나 걷거나 순종만이 나의 길 당신의 그 사랑 본받아 베풀게 하소서 그대 없으면 나 없는 것을 당신의 그림자로 살게 하소서 가까이 거두어 주소서 나를 버리고 당신의 뜻대로 살아가게 하소서 당신의 큰 사랑 깨닫게 하소서 월간모덤모엠 3월호(2008년) 발표작
201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