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
2016. 3. 14. 06:42ㆍ발표한 詩/나의 노래
일상의 행복 / 초아 박태선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나
옆자리 편안하게 잠든
당신 모습 들여다 볼 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밤새 기다려준 사연이
'메모가 있습니다.' 하고 알려 줄 때
정다운 사람들의 메일과
낯선 이의 메일을 받고
누굴까? 설레며 열어 볼 때
그리운 이에게
흐뭇한 마음 담아 답장을 쓸 때
낯선 이의 글에 메아리로 화답할 때
화창한 공휴일 아침
서로 일부처럼 되어버린
당신과 한가로이 한 잔의 coffee를 마실 때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작은 친절에도
크게 기뻐하는
상대방을 보았을 때
모르는 사람과 우연히 눈맞추고
서로 빙그레 마주 보며
웃음을 머금을 때
이 모든 게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상황문학, 제 6집, 2008년,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