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2016. 4. 8. 06:15발표한 詩/나의 노래

 

 

 

          결별 / 초아 박태선

 

 

          참 오랜 사귐이었습니다.
          언제 만나도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우리 사이인 줄 알았습니다.

 

          내게 베풀어 준
          따스함이 알게 모르게
          후견자로서의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 숱한 세월이
          오랜 동안 쌓아온 정이
          이리 가슴을 칠 줄 몰랐습니다.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겨
          갈가리 찢겨버렸습니다.


          다수결의 횡포
          가진 자의 욕심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 걸음씩 양보하자는데, 흐르는 눈물이 밉습니다.


          이미 그들은
          제 맘을 갉아먹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정하게 끊어버린 그들


          등을 돌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곳곳이 곪아 아픔뿐이지만
          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그들과 결별하고 싶습니다.
          눈인사 한번 없이 헤어지더라도
          아아 몰랐던 그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상황문학 7집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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