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유고시집

2015. 12. 7. 06:30추천합니다/추천 도서

[표지]

 

2008년 5월에 타계한 소설가 박경리 선생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고 남긴 39편의 시를 모아 엮었다.
미발표 신작 시 36편과 타계 전에 '현대문학' 4월호에 발표한 3편을 묶고,
한국의 대표적 화가 김덕용 화백의 정감 어린 한국적 그림을 더했다 합니다.


시를 통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유년의 기억, 가족에 대한 기억, 문학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
자연에 대한 존경, 말년의 생활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유년시절과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30여 장을 책의 마지막에 수록되어있다.

 

 

[박경리 선생의 약력]

 

[시집속 그림 김덕용화백의 약력]

 

[서문]

 

[1~2 목차]

 

[옛날 그 집]

 

[시집속 박경리선생 그림 김덕용화백]


빗자루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횡덩그레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꾹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히 뜰은 넓어서
배추 심고 고추 심고 상추 심고 파 심고
고양이들과 함께
정붙이고 살았다


달빛이 스며드는 차거운 밤에는
이 세상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 세월, 옛날의 그 집
나를 지켜 주는 것은
오로지 적막뿐이었다
그랬지 그랬었지
대문 밖에서는

짐승이 으러렁거렸다
늑대도 있었고 여우도 있었고
까치독사 하이에나도 있었지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산다는 것]

 

[바느질]

 

[3~4 목차]

 

[한]

 

 

[뒷면]

 

예전에 게시물로 올릴까 하다가 망서렸습니다.
저작권문제로 블로그에서 소란이 일었던것 같아서..
강원도 원주 박경리 문학공원에 다녀와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우선 소개부터 하자는 쪽으로...
혹 저작권에 걸린다면 내리겠습니다.
알려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