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4. 06:52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아침엔 며느리 집 오후엔 결혼식 그리고 친구들 모임.
바쁘게 흘러간 시간에 묻혀서 서운했던 어제의 일은
잠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려 늦게야 서두루고 있는데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왔다.
이시간에 누굴까?
"어머님 저에요."
"..으응 그래 왜??"
"어머님 기분 상하셨지요? 어제일 때문에...."
"아니, 괜찮아 싫으면 못 입는 거지 뭐...."
금방 되살아나는 속상함에 난 좀 깐깐하게 대답을 했다.
"어머님 저 사실이에요. 정말로 어머님 한태 더 어울릴것 같아서..."
"그리고 어머님 그런 옷 잘 입으시잖아요."
"정말 제가 입기 싫어서 드린 거 아니에요....."
"거짖말 아니에요."
"그래 알았다 괜찮아....."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아이들 잘 있느냐고 묻고는 전화를 끊었다.
사실일지도 모른다.
며늘아기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살림에 뭔가 해드리고 싶어도 맘대로 되지 않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자기가 입기보다는 나에게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양보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갑짜기 며늘아기가 측은해진다.
그래 내가 속이 좁아서 며늘아기의 착한 생각을 몰랐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글치 생각해서 사준 시어머니 선물을 그런 식으로 되돌리다니,
하는 마음은 조금 남아있지만, 그래도 요즘 며느리 같지 않게 늘 잘하려고
노력하는 애미에게 좀더 너그럽게 대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난 언제쯤 철이 들까? 환갑이 내일 모레인데
너무 깊이 파고들지 말고 며느리가 말하는 그대로 믿고싶다.
사실일지도 모르니까...
거짖말 할줄 모르는 순박한 애미니까...맞을 꺼야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내게 더 속이 상한다.
더 이상 그기에 대해서 거론하지 말아야지...
등쪽이 당겨오며 팔이 아프다.
작년 이때쯤 심하게 아파서 한의원으로 병원으로
쫒아다닌 적이 있었는데...돌시가 다가오니 도졌나??
작년만큼 아프진 않지만, 참기엔 좀 무리가 온다.
다음주엔 손자 봐 주지 못할것 같다.
월요일엔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모임에도 참석해야 하고
계속해서 팔이 아파오면 아기 봐주기 힘들것 같으니까
다음주에나 봐줄까?
혹 티 사건으로 내가 삐쳐서 봐주지 않는다고 생각할가봐
억지로라도 봐주고 싶지만, 덧칠까봐 겁나서 참아야겠다.
후후~~그러나 홈나들인 했지요.
그랬더니, 짝꿍왈~~
"아프다면서 해!!~~하지마!!~~"
새벽엔 짝꿍이 잠에 취해있을 때 잠시 들리고
낮엔 못해요. 눈치가 보여서..잘못함 컴퓨터 날릴 수도 있으니까요...ㅎㅎㅎ
세상일이란 늘 그렇잖아요.
몸이 건강할땐 시간이 없고 시간이 나니까 몸이 말을 듣지 않으려하네요.
그러나 내게 주어진 시간은 누려야죠.
쏘아놓은 화살처럼 빠른세월
한번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서로 다독이며 그렇게 살아가야죠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으니까
옛말처럼 하루에 3번씩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시어머니 심술보
그대로 터트려 속알딱지 부리지 않게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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