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0. 05:58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혼자서 끙끙 애태우다 어느새 잠이 들었나보다
늘 일어나는 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늦게 일어났다.
캄캄한 방안 일어날까? 말까? 어쩔까? 망서리다 일어났다.
이상하게 요즘은 잘 때는 모르겠는데.....
깨고 나서 얼른 일어나지 않고 그냥 밍그적 거리며 누워있으면.....
온 몸에서 축축하게 땀이 난다.
아침을 먹고 살얼음판 걷듯이 조심조심했다.
다시 또 짝꿍 속 상해놓으면 손해는 내 손해니까...
새벽에 이곳저곳 홈 나들이하고 그리곤 아침 먹고는 짝꿍 눈치가 보여...
다시 컴앞에 앉고 싶을걸 참고...
애꿋은 티비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아침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따르릉 따르릉 울리는 전화.... 누굴까?
"엄마 나 에요." 영통 사는 딸아이다.
"오늘은 공부하려 가지 않았니?"
"네 엄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해요."
"엄만 왜 오늘 아무대도 안 갔어요?"
"히~아빠랑 다퉜다. 어제 밤...."
"그렇치 싶었어요. 집에 계시는 거 보니...."ㅎㅎㅎ
집에서 얌전히 전화를 받는 걸 보고 딸아이도 벌써 안다고 하넹.
우리가 다퉜다는 걸....
"엄마..왜 다퉜는대요??"
작은 소리로 소근소근 말해줬다.
어제밤 일어난 일을....아주 작게...
밖에서 티비보고 계시는 짝꿍한태 들릴까봐서 아주 작게작게...크크크
"그럼 엄마 오늘은 아무대도 가지 않아요?"
"모르지 아빠 맘이지 모..."
딸아이 전화가 왔는데 혼자만 받고 끊으면 섭섭해 할까봐 이렇게 말했다.
"얘야 아빠 바꾸어 줄께 아빠하고 이야기 해봐~~"
이 소리도 아주 작게..키키키
사실은 딸아이를 핑계로 화해를 청하는 거지요. 모..
오래 가봐야 나만 손해니까......슬그머니 화해의 손짓을 하는 거지요...히~
"여보 전화 받아요. 영아 전화 에요."
"알았어...."
한참을 부녀간이 주고 받드니, 어느새 풀렸나봅니다.
"여보 자전거 타려 안 갈래"
"가기 싫어?"
얼른 대답을 하지 않았드니, 대곱쳐 묻는다.
"가요."
훗~~성공했어요. 내 작전이....크크크
화난다고 안가고 있어봐야 나만 손핸걸요. 못 이긴 척 함시롱
차라리 풀고 나가는 게...나한태도 좋구요. 짝꿍한태도 좋은걸요.
얼른 옷 갈아 입고 우린 집을 나셨다.
동화사 넓은 주차장으로....
한바퀴 돌고 싸아한 가슴
두 바퀴 돌고 봄 눈 녹듯 녹아 내리는 뭉쳤던 마음
세 바퀴 네 바퀴 돌수록 흥겁고 즐거워 졌답니다.
그리곤 행복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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