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나의 노래(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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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외로움도 축복이더라
슬픔도 외로움도 축복이더라 / 초아 박태선 어머니 무덤 옆에 너를 묻고 돌아설 때 추억과 슬픔마져 묻어놓고 왔어야 했다. 무엇이 아쉬워 고스란히 안고 와선 이리도 가슴 아파하나 한치 앞도 모르는 우리네 인생 영원히 살 것처럼 그리 생각했을까? 내 진정 살아있음이 슬픔도 외로움도 축복이더라.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30 -
夫婦(부부)
夫婦(부부) / 초아 박태선 옷깃이 스친 고운 인연으로 만났을까? 억 겁을 내려온 악연으로 만났을까? 청실홍실 곱게 이은 만남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마냥 행복한 때도... 함께한 세월이 켜켜이 쌓여 밉다 밉다 하면서 어느새 깊이 들어버린 정 그렇게 살아가며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며 가끔은 흉도 보며 젊은 날의 그 열정은 아닐지라도 온몸으로 배여든 은근함으로 나무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습관처럼 서로 사랑합니다.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24 -
그리움 5
그리움 5 / 초아 박태선 그렇게도... "보고 싶었느나?" "그립더냐?" 그렇다는 말 대신 울컥 목울대를 치는 슬픔 후두두 떨어지는 아픔 세월이 얼만데... "아직도 못 잊느냐?" "이젠 잊을 때도 됐잖으나?" 그러나 당신은 언제나 그 시절 그대로 웃고 있는데... 어찌 잊힐까요. 어찌 잊힐까요.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23 -
그리운 사람
그리운 사람 / 초아 박태선 파도는 살금살금 가슴을 헤집고 바람은 비릿한 갯냄세로 옷자락을 흔든다. 바닷가를 거닐면 약속처럼 만나고픈 사람이 있다. 그리운 사람 밤새 기다리면 만나지려나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22 -
아버지
아버지 / 초아 박태선 당신의 한숨 속에 흘러버린 팔순 세월 잔주름 겹친 후에야 굽이굽이 그 슬픔 아려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는 손가락 있다더냐 그 말 뜻 겨우 알 듯한데 쉰도 너머 육십을 바라봅니다. 아리랑 가락처럼 아린 부정 백발 돋아나는 이제야 겨우 철이 드나 봅니다. 속속이 아린 사연 품어내지 못하는 당신을,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편한 세월 맘 편히 보내는 줄만 알았습니다. 古木처럼 그 자리에 계셔주시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그늘이 되시는 줄 몰랐습니다.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21 -
어머니 4
어머니 4 / 초아 박태선 스물일곱 여린 나이 술렁술렁 보내고서 총총히 가신 임 잊을 때도 되었건만 어쩌자고 해마다 철마다 피어나고 지면서 눈물바람인가 눈물이어도 좋습니다 철 따라 피고 지소서.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