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나의 노래(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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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눈치 / 초아 박태선 살아가며 너도 옳고 너 또한 옳다. 그렇게 살아간다고 누가 나보고 어리석다 할런가 누가 나보고 우유부단하다고 할런가 누가 나보고 결단력이 없다 할런가 이 눈치 저 눈치 안보고 그리 살고 싶은데 자꾸만 눈치가 보이는 건 왠지 모르겠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채 살아온 세월만큼 눈치만 늘었나 보다.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작
2015.10.14 -
명당 2
명당 2 / 초아 박태선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옛 임 찾아 나선 길 천년의 세월도 꿋꿋이 솔 숲 아래 꽃잎은 지고 낯선 객 인기척에 컹컹 개소리만 요란하다. 부귀영화 무슨 소용 있으랴 한 줌 흙으로 묻힌 이곳에서 꽃이 핀들 아랴 꽃이 진들 아랴 허망하긴 바람 같다. 임은 말이 없고 간간이 찾아오는 길손 떠나버리면 또다시 긴 침묵.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작
2015.10.13 -
시가 되는 그리움
시가 되는 그리움 / 초아 박태선 짙은 그리움은 시가 되어야 한다지만 아픈 날갯짓으로 자꾸만 비상을 꿈꾸어보아도 내 그리움은 아픈 날갯짓은 잠들지 못하는 바람입니다. 시가 되지 못한 그리움은 언제쯤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려나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작
2015.10.12 -
아버지
아버지 / 초아 박태선 늙고 힘없는 당신은 너무 오래 살아 미안하다 하신다. 당신을 바라보는 난 자꾸 목이 멘다. 너무 작아져 버린 당신은 허깨비 작은 바람에도 허물어져 내린다. 아픈 사연 누가 알까 가슴속에 숨겨두고 난 괜찮아 난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신다 상황문학동인지 제 5집(2007년) 발표작
2015.10.10 -
산 꿩
산 꿩 / 초아 박태선 한 번 쯤 뒤돌아보는 산모롱이를 산 꿩이 푸드덕 날아오른다. 긴 긴 세월 흘러도 산모롱이 어디쯤서 또다시 푸드덕 날아오를 산꿩 그리움인지도 모르면서.... 상황문학동인지 제5집(2007년) 발표
2015.10.09 -
누군가 말했지요.
누군가 말했지요. / 초아 박태선 누군가 말했지요.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마음 편하게 모시는 게 그게 효도라고 누군가 말했지요. 살아생전 효자 찾아보기 어려워도 돌아가신 후면, 지천으로 늘린 게 효자 효녀라. 누군가 말했지요. 부모는 제때 챙겨주시지만 어렵게 내민 부모 손 자식은 거북해 한다고 누군가 말했지요. 행한 대로 받는다고 지나간 후에야 뉘우치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버린 세월 누군가 말했지요. 돌고 도는 게 인생이라 쏘아놓은 화살 같은 거라 알면서도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상황문학동인지 제5집(2007년) 발표.
201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