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나의 노래(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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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
봉평 / 초아 박태선 여름이 끝날 무렵 봉평을 찾아가면 달빛 아래 하얀 소금을 뿌려놓은 것 같은* 메밀꽃밭을 만난다. 소설 속 허생원이 절렁절렁 나귀 몰고 나오며 장돌뱅이들의 삶과 애환 사랑을 나누었던 물레방앗간 왼손잡이 아들과의 만남 바람은 산들산들 메밀꽃은 도란도란 그 옛날 사연 들려준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에서 [상황문학 동인지 제5집(2007년) 발표작]
2015.12.30 -
보슬비
보슬비 / 초아 박태선 종일토록 하염없이 내리는 비 그리움도 종일 내리네 비는 습기로 내 몸을 적시고 서러움은 안개처럼 마음을 적신다. [월간 모덤포엠 3월호(2008년) 발표작]
2015.12.30 -
나의 기도 15
나의 기도 15 / 초아 박태선 앉으나 서나 걷거나 순종만이 나의 길 당신의 그 사랑 본받아 베풀게 하소서 그대 없으면 나 없는 것을 당신의 그림자로 살게 하소서 가까이 거두어 주소서 나를 버리고 당신의 뜻대로 살아가게 하소서 당신의 큰 사랑 깨닫게 하소서 월간모덤모엠 3월호(2008년) 발표작
2015.12.30 -
삶의 가시
삶의 가시 / 초아 박태선 맛있는 고기를 먹다 가시에 걸리면 밥 한 숟가락 꿀꺽 삼켜보라 하셨다 어릴 적 할머님가 머리 위에 생선 가시를 얹어주면 듬뿍 뜬 한 숟가락의 밥을 꿀꺽 삼킨다. 거짓말처럼 걸렸던 가시가 쑥 내려간다. 살아오며 순탄하지 않은 삶의 가시에 걸렸을 때도 될까 속이 상할 때도 화가 날 때도 난 마른침을 꿀꺽 삼켜본다. 행여나 상한속도 화난 마음도 쑥 내려 갈까하고 오래된 습관처럼 익숙해진 버릇처럼 난 오늘도 삶의 가시를 머리에 얹고 목젖 가득 차오른 고단한 삶을 꿀꺽 삼켜본다. [계간 참여문학 글맛 제19호 가을호 발표작]
2015.12.30 -
이팝나무
이팝나무 / 초아 박태선 보릿고개 무슨 뜻인지 요즘 아이들은 알까 허기진 아이 눈 이팝나무 하얀 꽃 소복하게 고봉으로 담은 쌀밥처럼 보였을까 얼마나 간절했으면 헛것이 보였을까 이팝나무 꽃 필 무렵이면 붉어지는 눈시울
2015.12.05 -
다부동 전적지에서
다부동 전적지에서 / 초아 박태선 아! 그날의 함성이여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한 떨기 피지 못한 순백의 꽃들이여 피로써 지킨 산하 유학산골짜기마다 못다 한 정열 불타오른다. 가신 임의 넋이여 두고 떠난 그 사랑 향기로 피어 올리소서 6월이면 진달래꽃보다 더 붉게 피어 두견새 슬피 울게 하는가 이름 없이 흔적없이 사라져간 무명의 용사들이여 그대들의 죽음 헛되지 않게 구국의 파수꾼이 되셔서 지켜주시옵소서
201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