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시
2015. 12. 30. 21:44ㆍ발표한 詩/나의 노래
삶의 가시 / 초아 박태선
맛있는 고기를 먹다
가시에 걸리면
밥 한 숟가락
꿀꺽 삼켜보라 하셨다
어릴 적 할머님가
머리 위에 생선 가시를 얹어주면
듬뿍 뜬 한 숟가락의 밥을 꿀꺽 삼킨다.
거짓말처럼
걸렸던 가시가 쑥 내려간다.
살아오며 순탄하지 않은
삶의 가시에 걸렸을 때도 될까
속이 상할 때도
화가 날 때도
난 마른침을 꿀꺽 삼켜본다.
행여나 상한속도 화난 마음도
쑥 내려 갈까하고
오래된 습관처럼
익숙해진 버릇처럼
난 오늘도 삶의 가시를 머리에 얹고
목젖 가득 차오른 고단한 삶을
꿀꺽 삼켜본다.
[계간 참여문학 글맛 제19호 가을호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