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6. 05:14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배달되어온 석간을 읽고 난 눈시울이 뜨거웠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결혼사진에서 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갓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다운 젊은 신랑 신부들
그 누구보다..더...
어떤 아름다운 신부보다 제일 아름다운 신부를 전 보았습니다.
환하고 아름다운 황혼의 신부를 보았습니다.
사진 속에서 행복해하는 황혼의 신랑 신부를...
방년 76살의 아름다운 한 신부를 보았다.
신랑나인 78세 어쩌면 저리도 아름답고 행복해 보일까....
뭉클함으로 금방 맺혀오는 눈물방울.
온몸이 떨려오는 전율.
58년을 기다려준 아내랑 올리는 결혼식
신랑의 마음은 어땠을까??
요즘처럼 이혼도 잦고 헤어짐도 쉽게 생각하는 세상에서...
그분들의 사랑에 난 감명을 받았다.
신랑이 사할린으로 징용에 끌려갔는데,
생이별의 아픔을 그토록 오랜 세월 혼자서 다 견뎌내고 홀로 산 할머니.
그 순결한 사랑에 난 온몸이 떨려오는, 감동을 받았다.
신랑은 타향살이의 외로움에 그곳에서 한국계 러시아여자와 재혼해 살았지만,
지난 98년 잠시 고향에 귀국했을 때 할머니의 수절 모습을 보고,
러시아 아내에게 간절하게 부탁을 했대요.
"이제 남은 인생은 옛 아내와 살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대요.
그래서 지난 7월 영구 귀국을 해서,
2001년 12월4일 대구 감삼동 알리앙스예식장에서
눈물의 결혼식을 올렸다고 합니다.
함께 살게 해 달라고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했는지 모른다고
말씀했다는 황혼의 두 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남은 여생 그간 못했던 사랑을 마음껏 하며 살 겁니다."
라고 말씀하셨다는 두 분 황혼의 신랑 신부님.
이보다 더 아름답고 순수한 결혼식 본적이 있나요??
전 없어요.
성격이 맞지 않다고...
조금 어렵다고 물론 그렇지 않은 많은 이혼한 사람들의
사정이야 있겠지만, 전부가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예전보다 쉽게 생각하고 돌아서는 것 같은 풍조에 마음이 아플 따름이지요.
정말 보고 또 봐도 아름다운 한 장의 사진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남은 인생 행복하게 아주 많이 행복하게 보내세요.
다시 한 번 더 축하 축하드립니다.
추신: 두 분의 사랑만큼이나 보내드린 러시아계의 아내에게도 행복을 빕니다.
어쩌면 그분의 사랑이 더 순고한지도 모르죠.
2001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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