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2015. 9. 21. 06:05ㆍ발표한 詩/나의 노래
아버지 / 초아 박태선
당신의 한숨 속에
흘러버린 팔순 세월
잔주름 겹친 후에야
굽이굽이 그 슬픔 아려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는 손가락 있다더냐
그 말 뜻 겨우 알 듯한데
쉰도 너머 육십을 바라봅니다.
아리랑 가락처럼
아린 부정
백발 돋아나는
이제야 겨우 철이 드나 봅니다.
속속이 아린 사연
품어내지 못하는 당신을,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편한 세월
맘 편히 보내는 줄만 알았습니다.
古木처럼 그 자리에 계셔주시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그늘이 되시는 줄 몰랐습니다.
상황문학 제2집(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