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문단 최초로 세워진 詩碑(시비)

2017. 6. 10. 06:04갤 러 리/詩와 詩碑(시비)

 

소재지 : 대구광역시 중구 달성동 294-1

 

[정면에서 담은 이상화 시비 전경]

달성공원은 대구시민의휴식처이기도하지만
민족시인 이상화시인의 시비가 최초로 세워진곳이기도하다.

대구에서 출생한 시인은 프랑스에서 불문학을 전공
일제에 항거하여 수차례투옥되기도한 민족주의자이다.

1948년 3월 14일 김소운, 이윤수, 구상 등
시인들이 중심이 되어 달성공원에 건립하였으며
한국 문단 최초로 세워진 詩碑(시비)라 한다.

 

[안내판 글 내용]

[나의 침실로 / 이상화 시비 전경]

앞의 내용은 시인의 초기 대표작인
'나의 침실로' 후반부 2행이 세로로 새겨져 있다.

18세 때 발표하여 문단을 뒤흔들었던 詩(시)

 

[나의 침실로 / 이상화]

나의 침실로 / 이 상 화

'마돈나'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려는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水蜜挑(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遺傳(유전)하던 眞珠(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덴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욱---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마음의 燭(촉)불을 봐라.
양털같은 바람결에도 窒息(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리매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이 곳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는지---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무나, 寺院(사원)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 손에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 밤과 같이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 열 이도 없으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내 몸에 피란 피---가슴의 샘이 말라 버린 듯 마음과 몸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가자. 끄을려 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믿는 '마리아'--- 내 침실이 復活(부활)의 洞窟(동굴)임을 네야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궁그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으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시비 뒷면]

[시비 뒷면에 새겨진 글]

[이상화 시비 뒷면 전경]

'마돈나'는 아름다운 조국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시인의맘을
헤아려 볼 수 있으며, 새롭게 밝아 올 조국의 참모습을 그려 본 것이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43년 3월 21일 43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그러나 시인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주옥같은 작품은 민족의 자존심까지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