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나의 노래(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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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녘 허수아비 되어 남아도
가을 들녘 허수아비 되어 남아도 / 초아 박태선 눈을 감고 지난날을 떠올려본다. 무엇이 제일 후회되며 무엇이 제일 하고싶었느냐고 그곳에는 후회도 슬픔도 있었지만, 기쁨도 그리움도 있었네요. 가슴 떨리는 벅찬 기쁨도 거기에 숨어 있었네요. 살아가며 괴롭다고 자꾸만 잊고 살았는데... 많은 후회 속에도 잔잔하게 떨리며 퍼져나가는 환희 또한 제 것이었네요. 축복은 신이 내리고 행복은 자신이 가꾼다는 건 잠시 잊었네요. 황량한 가을 들녘 다 버리고 허수아비 되어 남아도 빈 가슴 적시는 추억으로 살찌우렵니다. [강과 백지의 세월 제2호 발표 가을 들녘 허수아비 되어 남아도 외2편]
2015.08.20 -
悔恨(회한)
悔恨(회한) / 초아 박태선 나이 들면 늙을 줄 처음부터 알았다만 어느새 백발이 찾아올 줄 몰랐더이다. 살아신제 섬기기 다하란 말씀 무심코 흘려보낸 세월이 허망하더이다. 기다려 주지 않은 세월인 줄 입으로는 말하면서 가슴으로 느낄 줄을 몰랐더이다. [강과 백지의 세월 제2호 회한 외2편]
2015.08.19 -
소중한 사람
소중한 사람 / 초아 박태선 호젓한 숲길 색색으로 물든 그리움에 젖다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한 세월만큼 실망과 미움들이 더께더께 내려앉아 감각조차 무디어져 버렸나 봅니다. 나의 사람아 떠나버린 사람보다 당신이 더 애틋하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잊고 지낸 나날 빛살 좋은 한낮에 묵은 때와 먼지를 털어낼까 보다 티끌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환한 그리움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이 새벽 당신에게로... 마주보고 환하게 웃어주세요. 나의 사람이여 [강과 백지의 세월 창간호 발표 소중한 사람 외1편]
2015.08.18 -
얼굴
얼굴 / 초아 박태선 한 번도 만나지 못해 모습은 알 수 없어도 매일 만나는 얼굴이 있다. 어떻게 생겼는지 동그란 얼굴인지 갸름한 얼굴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새 가슴 가득 들어온 얼굴 그 얼굴이 글 속에서 울고 웃으며... 어느새 정이 들었다. 우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의 일상을 궁금해 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눈물겨운 것을 보아도 다가오는 얼굴 얼굴들 아침해가 뜨면 잘 잤느냐고 한낮엔 편안 하냐고 저녁엔 잘 자라고 가슴으로 인사하고 헤어지는 얼굴들 고운 인연이었든 미운 인연이었든.. 그 얼굴들이 나의 아침을 깨우고 나의 저녁을 잠재운다. [강과 백지의 세월 창간호 얼굴 외1편]
2015.08.17 -
너를 위해
너를 위해 / 초아 박태선 네 앞에선 언제나 환한 햇살이 되고 싶다. 언제나 따스한 봄날이 되고 싶다. 더운 땀 씻어주는 살랑이는 바람이 되고 싶다. 가끔은 꿈을 심어주는 밤하늘의 은하수가 되고도 싶다. 난 너에게 무엇이든 되고 싶다. [계간 참여문학 제15호 가을호 2003년(특집 사랑의 詩 廣場 초대 詩 너를 위해 외4편]
2015.08.15 -
사랑하게 하소서
사랑하게 하소서 / 초아 박태선 사랑하게 하소서 받는 사랑보다 먼저, 베풀 줄 아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주고 난 후엔 잊게 하소서 되돌아올 보답을 기다리게 하지 않게 하소서 범사에 기뻐하는 마음을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게 하소서 나의 허물은 묻어두고 남의 허물만 크게 보게 하지 마시고 진심으로 덮어주게 하소서 어려울 때 진심 어린 한마디 말이라도 힘이 되는 말만 하게 하소서 불신과 불만이 가득하더라도 생이 끝나는 그날까지 끝없이 사랑하게 하소서 [계간 참여문학 제15 가을호 2003년(특집 사랑의 詩 廣場 초대 詩 사랑하게 하소서 외4편]
2015.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