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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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
소중한 사람 / 초아 박태선 호젓한 숲길 색색으로 물든 그리움에 젖다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한 세월만큼 실망과 미움들이 더께더께 내려앉아 감각조차 무디어져 버렸나 봅니다. 나의 사람아 떠나버린 사람보다 당신이 더 애틋하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잊고 지낸 나날 빛살 좋은 한낮에 묵은 때와 먼지를 털어낼까 보다 티끌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환한 그리움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이 새벽 당신에게로... 마주보고 환하게 웃어주세요. 나의 사람이여 [강과 백지의 세월 창간호 발표 소중한 사람 외1편]
2015.08.18 -
얼굴
얼굴 / 초아 박태선 한 번도 만나지 못해 모습은 알 수 없어도 매일 만나는 얼굴이 있다. 어떻게 생겼는지 동그란 얼굴인지 갸름한 얼굴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새 가슴 가득 들어온 얼굴 그 얼굴이 글 속에서 울고 웃으며... 어느새 정이 들었다. 우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의 일상을 궁금해 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눈물겨운 것을 보아도 다가오는 얼굴 얼굴들 아침해가 뜨면 잘 잤느냐고 한낮엔 편안 하냐고 저녁엔 잘 자라고 가슴으로 인사하고 헤어지는 얼굴들 고운 인연이었든 미운 인연이었든.. 그 얼굴들이 나의 아침을 깨우고 나의 저녁을 잠재운다. [강과 백지의 세월 창간호 얼굴 외1편]
2015.08.17 -
알 수 없는 일
알 수 없는 일 / 초아 박태선 언제나 당신에게 기쁨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당신에게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당신에게 사랑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런데 난 왜 당신에게 노여움이며 절망이며 또 어느 땐 미움이 되어야 합니까 너무 많이 사랑하는 당신 탓인가요. 당신 뜻 다 따르지 못하는 내 탓인가요. 누구의 잘못인지 난 알지 못합니다. [상황문학 창간호 발표작 알 수 없는 일 외9편]
2015.08.10 -
창
창 / 초아 박태선 베란다에 기대어 세상을 본다. 창을 통해 세상인심을 본다. 오고 가는 사람을 보며 삶이 두런대는 소리를 듣는다 속속들이 아픔을 모르니 창을 통해본 세상은 모두 아름답기만 하다. [상황문학 창간호 발표 창 외9편]
2015.08.08 -
눈
눈 / 초아 박태선 산을 만나면 산이 되며 강을 만나면 강이 되고 들을 만나면 또 들이 되는 너 어디든 동화될 수 있는 가슴을 가진 넌 좋겠구나 [상황문학 창간호 눈 외9편]
2015.08.07 -
길
길 / 초아 박태선 길 위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습니다. 바람소리에 떠밀려 뒤돌아본 나무숲은 거대한 몸을 흔들었습니다. 다시 그 길 위로 햇빛이 달과 별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길을 가며 얻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남겨놓은 우리의 발자국을 지우는 바람이 불고 작은 흔적까지도 지워버리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곤 사라진 것을 그리워하는 눈이 내렸습니다. 반복입니다. 산다는 건 그 반복의 일이란 걸 그 길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상황문학 창간호 발표작 길 외9편]
201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