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5. 06:04발표한 詩/나의 노래

 

 

 

 

            길 / 초아 박태선

 

 

          길 위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습니다.

 

          바람소리에 떠밀려 뒤돌아본
          나무숲은 거대한 몸을 흔들었습니다.

 

          다시 그 길 위로 햇빛이
          달과 별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길을 가며 얻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남겨놓은 우리의 발자국을
          지우는 바람이 불고

 

          작은 흔적까지도 지워버리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곤 사라진 것을
          그리워하는 눈이 내렸습니다.

 

          반복입니다.
          산다는 건 그 반복의 일이란 걸

 

          그 길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상황문학 창간호 발표작 길 외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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